▲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제주담론>을 발간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18일 오후7시, 시쳇말로 ‘불타는 금요일’ 설렘은 제주시 원도심에서도 예외 없었다. 옛 제주대학병원 인근에 위치한 각 북카페에서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의 <제주담론> 출판기념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인들을 비롯해 평소 그와 지근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걸음 했다. 정치계 인사들도 섞여 앉았다. 18세기 프랑스의 살롱이 제주에도 있다면 꼭 이랬을 것 같은 장면이 연출됐다.

<제주담론>은 박 이사장이 지난 2010년부터 <제주의소리>에 연재했던 동명칼럼 ‘제주담론’과 곳곳에 실었던 기고들을 모은 책이다. 칼럼이라지만 분량이 어마어마하다. 가장 적은 분량이 A4용지 다섯 장, 많을 때는 스무 장에 이르기도 한다. 칼럼 아닌 ‘담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그가 내놓은 글들을 살펴보면 제주 역사 초유의 도지사소환투표, 4.3역사정립 등 정치적인 이슈에서 부터 제주올레, 제주의 구도심 등 같은 영역까지 제주에 관한 사안이라면 분야를 넘나들었다. 때로는 쓴 소리도 거침없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선 그와 맞붙은 사무실을 쓰는 문무병 제주전통문화연구소 이사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문 이사장은 “같은 사무실 쓰고 있는 동지로, 옆 사무실을 쓰고 있는 출판인으로, 제주 대표하는 화가로 이 시대에 가장 활발하게 행동하고 글 쓰고 떠드는 후배”라며 “눈에 보이든 혹은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모이면서 제주의 오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박경훈 이사장의 <제주담론> 출판기념회가 열린 각 북카페.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들어찼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강요배 화백도 모처럼 얼굴을 내밀었다. 그는 “책을 보니 2012년에 쓴 글만 여섯 꼭지더라. 두 달에 한 번은 쓴 셈이다. 논쟁적인 현안을 시시콜콜 정리하는 힘이 대단하다”며 “요즘은 화가라고 하더라도 사회 전반에 관여하는 시대가 왔다. 사회에 대한 풍부한 관심과 분석이 결국엔 훌륭한 예술로도 이어진다”고 박 이사장을 추켜세웠다.

이날 출판기념회는 새해 인사를 한 자리에 모여 나누자는 뜻도 담겨있다. 와인과 막걸리를  곁들인 푸짐한 상이 차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얼큰해진 얼굴마다 그간 묻지 못한 안부를 전하기도 했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술술 털어놓기도 했다.

이윽고 박 이사장이 나서 <제주담론> 발간에 대한 소회를 풀어놨다. “요즘 사회는 층위가 복잡해서 촌철살인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분야는 없다. 읽는 사람들은 피곤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자꾸 제 소리를 내다 보면 담론이 갖고 있는 생산성이 넓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머리를 열었다.

그는 또한  “제주담론은 나의 보고서이자 내 입장이다. 정론 아닌 담론이라는 이름인 이유다. 이번 발간이 1편인 것은 쭉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이젠 50대에 접어들었다. 세상 이런 거라고 할 수 있을 때까지는 글을 쓰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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