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들의 힘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를 만들어 가고 있는 제주 가파도가 지난해 마을 공동사업 수익금 중 2800만원을 공동분배해 주민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환경도 지키고 소득도 높이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전봇대가 사라진 마을에 옹기종기 지붕들이 맞대어 있는 평화로운 가파도 전경 ⓒ제주의소리 DB

카본프리 아일랜드 가파도 마을수익금 3700만원 중 2800만원 주민 공동분배
주민들 “설촌 이래 처음 있는 일…반색” 가칭 ‘가파도 협동조합’ 등 추진 활력

환경을 지켰더니 주민들 주머니도 두둑해졌다. 세계 최초로 ‘탄소 제로(zero) 섬’을 가꿔가고 있는 서귀포시 가파도가 마을 공동체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 중 일부인 2800만원을 마을주민 약 90여 세대에 골고루 나눠줘 화제다.

주민들의 힘으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를 만들었더니 마을수입까지 늘어나면서 친환경 마을만들기 사업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환경도 지키고 주민소득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친환경 섬 가파도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가 2012년 마을공동사업 수익금 3700여만 원 중 총 2800만원을 가파도 거주 주민 90여 세대에 각각 30만원씩 공동 분배해 주목받고 있다. 가파초등학교와 가파도 내에 각각 한곳씩 있는 사찰과 교회에도 마을주민들의 이름으로 금일봉의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마을주민들은 설촌 이래 마을에서 돈을 나눠주는 일은 처음이라며 크게 반색하고 있다. 지난 해 청보리축제, 마을 민박집 운영, 자전거 임대사업 등을 통해 얻은 수익금의 일부다.

현재 가파도에는 세계 최초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섬을 만드는 ‘카본프리 아일랜드’(탄소 제로 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한국전력공사, 한국남부발전(주), 일본 신고베전기 등 국내외 기업과 공동으로 100억원을 들여 가파도를 탄소 제로 섬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 제로 섬이란 모든 전력을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되는 섬으로, 가파도는 150㎾ 규모의 디젤발전기 3대로 생산하던 기존의 전기를 친환경에너지인 풍력발전과 태양광으로 모두 대체했다.

▲ 가파도 청보리밭 사이로 난 올레길을 쉬엄쉬엄 걷고 있는 가족 관강객 풍경이 평화롭다.  ⓒ제주의소리 DB
▲가파도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카본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파도는 제주의 섬 환경을 온전히 보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가파도 청보리밭을 찾은 관광객들 ⓒ제주의소리 DB

가파도에는 이를 위해 250㎾급 풍력발전기 2기, 99㎾급 태양광 발전설비와 이들 발전기에서 나온 전기를 저장하는 전력저장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지난해 여름 가파도의 최대사용전력이 224㎾였던 만큼 현재 설치된 신재생에너지 설비만으로도 섬에서 발생하는 전력수요에 대해선 공급이 충분할 전망이다.

또한 자가용 등 마을 내에 있던 9개의 휘발유·경유 차량도 운행을 중지하고 마을공용 전기자동차로 모두 대체했다. 현재 경운기 등 농기계의 일부 동력을 제외하곤 현 기술로 대체할 수 있는 화석에너지는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바꾼 셈이다.

섬 경관을 망치던 전봇대 130여개도 모두 지중화됐다. 각 가정에서도 차세대 지능형전력망으로 꼽히는 스마트그리드나 스마트미터기를 사용하는 ‘스마트 홈’이 되고 있고, 가파초등학교는 대체에너지를 통한 ‘스마트 스쿨’이 되었다.

가파도는 풍력 발전으로 필요한 전력 100%를 공급받고 전체 세대 중 20여 세대는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했다. 이들 태양광 설비를 시설한 세대들은 종전 약 5~6만원 하던 전기요금이 이젠 5000원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며 반기고 있다.

진명환 가파리 이장은 “가파도가 친환경 녹색 섬으로 변모하면서 오염되지 않은 가파도를 직접 느끼고 체험하려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섬의 환경을 온전히 지켜온 주민들의 노력이 소득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등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며 “청보리축제와 민박·자전거 대여 등을 통해 얻은 마을회 수익금을 가파도에 거주 중인 주민들의 집을 가가호호 방문해 전달했더니 어떤 할머니는 ‘이런 일은 난생 처음’이라며 눈물까지 흘리더라”고 전했다.

진 이장은 이어 “장기적으로는 가파도 주민들이 함께 잘사는 마을을 꾸려갈 수 있도록 가칭 ‘주식회사 가파도’ 혹은 ‘가파도 협동조합’을 꾸려나갈 계획”이라며 “이번 수익금 균등 분배는 마을공동수익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실제 주민들에게 공동분배하고 친환경마을을 지켜나갈 수 있는 자율적 주민조직을 만드는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자치도는 세계에서 처음, 가파도에서 출발한 탄소 없는 섬(카본 프리 아일랜드)사업을 앞으로 가파도 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1단계로 가파도를 시범사업으로 시작하고 2단계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네지로 50%를 대체하고 2030년인 3단계 마무리 시점에서는 부속 섬 60개를 포함해 제주도 전체를 세계 최초의 탄소 없는 섬으로 만들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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