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8월 26일 제주 김녕에 좌초된 어린 뱀머리돌고래 암컷.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제주 앞바다에 떠밀려 와 치료중 죽은 뱀머리돌고래의 사인이 해양쓰레기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해양쓰레기로 인한 돌고래 사망원인 확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제주해안에서 발견돼 치료 중 폐사한 뱀머리돌고래(Steno bredanensis)의 사인이 해양쓰레기 섭취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돌고래는 지난해 8월26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안가로 밀려온 뱀머리돌고래 암컷이다. 당시 몸길이 2.14m, 체중 71.3㎏였다.

발견 당시 해양경찰과 지역 주민들은 구조 활동을 벌여 뱀머리돌고래를 바다로 돌려보냈다. 그러나 돌고래가 다시 해변가로 밀려와 치료가 이뤄졌으나 5일만에 폐사했다.

치료 당시 돌고래는 스스로 먹이를 먹었으나 수차례 구토 증상을 보였다. 결국 고래연구소는 올해 2월 돌고래를 인계받아 정밀 조직 검사 등 부검을 실시했다.

▲ 2012년 8월 26일 제주 김녕에 좌초된 어린 뱀머리돌고래 암컷.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그 결과 위 내 이물질로 인한 소화기 폐색이 만성적인 영양결핍을 초래해 폐사했다는 소견이 나왔다. 특히 위 속에서 비닐(크기 약 80×50cm)과 엉킨 끈 뭉치(지름 약 8cm)가 발견됐다.

학계에서는 어린 개체들이 놀이 중 실수로 이물질을 섭취하거나 먹이사냥 능력이 떨어지는 개체들이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행동을 벌인다는 의견이 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다.

손재학 수산과학원장은 "뱀머리돌고래의 죽음이 고래류가 해양쓰레기로 인해 폐사한 것을 직접 확인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며 "쓰레기로 해양동물이 피해를 본 것"이라고 밝혔다.

뱀머리돌고래는 일반 돌고래와 달리 도마뱀의 머리를 닮아 주둥이와 이마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온대와 열대의 대륙붕 외곽에 주로 분포한다.<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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