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 강씨 남녕고서 수능치러
시집 출간에 이어 화제…동료도 '응원'

▲ 강민호씨의 첫 시집 표지
23일 제주도내 12개 시험장에서 5900여명의 수험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뇌성마비 장애인이자 시인이 수능시험을 치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제주영지학교 고등부 지체장애인반에 재학중인 강민호씨(25.서귀포시 하예동).

강씨는 제대로 앉지도 말하지도 일어서지도 못하는 뇌성마비로 지체부자유 1급 장애인이다.

수능이 치러진 이날 제주도교육청 제1시험장인 남녕고에는 휠체어를 타고 강씨를 응원하는 사람이 있었다.

강씨와 같은 뇌성마비 장애를 갖고 있는 박승필씨가 강씨를 응원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박씨는 준비해 온 피켓에 '강민호~ 아자 아자 화이팅'이란 문구를 쓰고 새벽부터 강씨를 응원했다.

'제주의 소리'에서 어떻게 나왔느냐고 질문하자 후배 '민호씨'를 응원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 강민호씨를 응원하기 위해 수능시험장에 나온 박씨
민호씨는 1994년부터 할머니의 등에 업혀 영지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과 발을 사용할 수 없는 민호씨는 입으로 '마우스 스틱'을 사용해 시를 쓴다.

민호씨는 지난 2000년 '장애청소년 열린문예 현상공모'에 입상하면서 문학의 길에 입문했고, 2001년 말에는 첫 시집 '다가오는 아침'을 펴냈다.

또 2002년에는 월간 문예사조(2월호)에 올린 '노을' 등 3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민호씨는 '장애 극복한 뇌성마비 1급 시인'으로 연합뉴스 등에서도 화제로 보도되기도 했다.

영지학교 강두삼 교장은 "강민호군이 비록 뇌성마비 장애인이지만 글로 표현하고 책을 쓸 정도로 똑똑한 아이"라며 "일반학생들에 비해 학습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점수가 나올지 모르지만 다른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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