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증식기술 개발...서귀포에 대규모 보존원 조성  

'살아 100년, 죽어 100년의 나무'로 일컬어지는 한라산 구상나무들이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쇠퇴해가자 산림당국이 근본 처방전을 꺼내들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의 구상나무 숲에 대한 보존대책을 본격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멸종에 대비해 대규모 보존원을 조성하는게 골자다.

 

▲ 올해 3월 한라산 영실 등반로 주변의 구상나무 숲.  고사목들이 대거 눈에 띈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고 있는 특산종이다. 한라산 해발 1300m 이상 고지대 52군데에 총 795㏊의 숲이 형성되어 있으나 2000년대 들어 급속도로 면적이 감소하고 있다. 나무의 활력이 저하되어 말라죽는 현상이 급증하는 것으로 관찰되고 있다.

▲ 전나무와 이종접목 후 서귀포시 상효동 보존원에 이식된 구상나무 묘목들.
이 때문에 산림청에서는 구상나무를 '기후변화 민감종'으로 선정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학계에선 구상나무가 금세기에 사라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상나무의 멸종에 대비해 국립산림과학원은 2004년부터 구상나무 증식기술 개발에 관한 연구를 벌여왔다. 그 결과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새로운 나무로 증식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하고, 대규모 보존원 조성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개발된 증식기술은 전나무에 구상나무를 접붙이는 이종(異種)간 접목기술로서, 구상나무 종자에서 나온 실생목이나 구상나무 끼리 동종 접붙이기로 증식된 개체에 비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구상나무 보존원은 앞으로 5년간 1만본 정도를 생산해 서귀포시 상효동에 조성할 계획이다.

'죽어 100년'은 고사목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것이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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