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진(51) 씨. ⓒ제주의소리

효돈119센터에 근무하는 임태진(51)씨가 시와 문화 시조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20여년 넘도록 소방관으로 살면서 쉬운 때가 없었다. 몸 고된 건 둘째고 현장에서 겪은 트라우마 때문에 자다가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한건 1990년대 초반. 슬쩍슬쩍 시를 쓰다 아예 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일에 바빠 몇 년을 쉬다 2006년 정드리문학회에 회원으로 가입하며 다시 시 쓰기에 몰두하게 됐다. 지난 2011년에 영주신춘문예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따금 그를 괴롭히던 트라우마도, 오랜 시간 그에게 상처로 딱지 앉은 복잡한 가족사도 시조를 쓰며 치유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곧 시조 쓰기는 말 못할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고 그를 짓누르던 직업과 가족사는 오히려 글을 쓰는 영감이 되었다.

심사위원들은 그의 작품을 가리켜 “자신의 삶이 투영된 현장의 언어가 녹아 있고 또한 시조 행간마다 그의 삶을 반추하는 사유와 통찰의 진정성이 스며들어 있다”며 “‘화재주의보’는 수시로 출동을 하거나 출동 대기를 해야 하는 소방관의 긴박한 현장 이야기를 삶의 일상성으로 환치, 깊은 사유를 드러낸 수작”이라고 추켜세웠다.

임 씨는 “따지고 보면 이렇게 복잡한 가족사와 직업이 내 습작의 밑천이 되고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앞으로 하나하나 풀어야할 저의 숙제이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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