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정도 두계단 상승...조릿대 등 침입으로 자생지 여건 악화

▲ 한라산 구상나무 숲.
한라산에 많이 서식하는 구상나무가 국제기구에 의해 멸종위기종으로 선정됐다. 14년만에 '위기 정도'가 두 계단이나 상승했다.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한국 특산종인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평가했다고 25일 밝혔다.

IUCN은 1994년부터 종(種)에 대한 현황과 변화 경향 등 생물다양성보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멸종 위험에 처한 종의 목록을 '위험에 처한 적색목록'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해왔다.

이 목록은 위험도에 따라 비관심(LC, Least concern), 위기근접(NT, Near Threatened), 취약(VU, Vulnerable), 멸종위기(EN, Endangered), 극심멸종위기(CR, Critically Endangered), 야생멸종(EW, Extincnt in the Wild) 6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 소나무 침입에 의한 구상나무 숲의 축소.
▲ 기상이변에 의한 구상나무 숲의 변화.
구상나무는 1998년 이래 위기근접(Near Threatened) 종으로 평가됐으나 최근 개정판(2012)에서 멸종위기(Endangered) 종으로 두 계단 상향됐다.

IUCN은 그 이유로 기후변화 등으로 분포면적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평가서에 따르면 구상나무는 가야산, 지리산, 덕유산,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으며, 분포면적은 12㎢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 분포지역 간에 유전자교환이 이뤄지기에는 거리(40~250㎞)가 멀기 때문에 종 집단의 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분포면적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음이 명백하며, 그러한 기록상의 증거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수병(pathogen), 특히 한라산에서는 제주조릿대와 소나무의 침입이 자생지의 여건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종의 상태에 대해서는 현재 분포면적 12㎢에서 10㎢ 이하로 감소하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만약 10㎢ 이하로 축소된다면 극심멸종위기(Critically Endangered)로 분류될 것이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평가에 참여한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김찬수 박사는 "구상나무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이며, 특히 한라산의 경우 세계 유일의 구상나무 숲이 있어서 국제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종"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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