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운 그대로"...'건축학개론' 서연의 집, 카페로 오픈
▲ 영화 건축학개론의 두 주연배우 한가인, 엄태웅과 이용주 감독이 카페에 걸어둘 핸드프린팅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꼭 1년만이다. 지난해 3월 22일에 개봉해 410만을 불러들인 영화 ‘건축학개론’이 영화의 여운을 이어간다.

명필름 문화재단이 '건축학개론' 제주 서귀포시 위미리 촬영 세트를 '서연의 집' 카페로 단장해 27일 오픈식을 열었다.

오픈식에는 명필름 이은.심재명 대표와 엄태웅, 한가인 두 주연 배우, 이용주 감독 건축가 구승회, 우승미 미술감독과 임원식 제주영상위원회 부위원장, 문순영 제주도 문화정책과장, 이선화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의원 등이 참석했다. 

영화만큼이나 유명세를 탄 제주의 고향집은 남녀 주인공이 새로운 감정을 쌓아가는 '매개체'다. 야무지게 쌓인 돌담과 야트막한 대문, 통유리 바깥으로 그림 같은 바다가 펼쳐진 한 폭의 그림으로 누구나 감탄을 쏟아낸다. 영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덩달아 관광객들 사이에서도 입소문난 관광코스로 떠올랐다.

이곳은 애초부터 한번 쓰고 마는 세트가 아니라 거주용으로 지어진 곳이다. 제주에 각별한 애정을 지닌 명필름 이은, 심재명 대표 부부가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위한 레지던스를 짓기 위해 영화 촬영 전 제주 곳곳에 장소를 물색했다. 최종적으로 이용주 감독과 구승회 소장과 둘러보다 낙점한 곳이 바로 이곳 남원읍 위미리. 150여평의 부지를 매입해 세트를 지었다.

 

▲ 영화 '건축학개론'의 두 주인공인 한가인, 엄태웅이 카페에 걸어둘 싸인을 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 영화 건축학개론의 세트였던 '서연의집'이 카페로 문을 열었다. 오픈식에서 테이프 커팅 중인 내빈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영화 촬영이 끝나고 곧이어 집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영화만큼이나 명소로 입소문난 세트장에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갤러리 카페로 계획을 바꿨다. 카페라는 특성에 따라 일부 손을 대기는 했지만 영화 속에 담겼던 장면은 최대한 보존했다.

설계는 구승회 크래프트 대표이사가 맡고 인테리어는 우승미 미술감독이 맡았다. 영화 세트 제작에 참여했던 팀에 그대로 투입됐다. 행여나 영화의 여운을 흩뜨릴까봐 하는 염려에서다.

오픈식에서 구승회 소장은 "영화속의 추억이 이제는 방문객들의 추억이 될 것 같다 문을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인다거나 옥상 잔디 등 영화 속 장면들을 최대한 보존하려고 노력했다. 건물 자체의 멋보다 위미리의 자연이 80~90%를 차지했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용주 감독은 "영화가 개봉한 지 딱 1년이 된 시점"이라며 말머리를 열었다.

이 감독은 "작년 이맘때 쯤 70만 명의 관객이 들었었다". 영화를 기념하는 공간이 '서연의 집'이라는 훌륭한 건물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 '건축학개론'의 엔딩이자 더없이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두 주연배우도 감회가 남다른 듯 했다.

 

▲ 오픈식이 끝나고 마련된 포토타임에서 서연 역할을 맡았던 한가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서연 역할을 맡았던 한가인은 "투자를 하지 않고 제 집을 멋진 곳에 얻게 돼 기분이 좋다. 영화를 찍고 나면 세트가 없어지는 서운함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어도 여러번 들를 공간이 생겨 감사할 만한 선물이라 생각한다. 자주 들러 달라"고 말했다.

▲ '카페 서연의집' 오픈식에서 승민 역을 맡았던 엄태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김태연기자

 

서연을 위해 집을 지었던 승민 역의 엄태웅은 "영화를 찍으면 세트 등 영화 속 추억의 장소가 없어져 항상 아쉬웠다. 카페로 추억이 오래도록 남을 수 있어 기쁘다. 카페가 제주 인연의 계기가 될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첫사랑을 떠올릴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카페 내부 벽면에는 '건축학개론'의 장면을 비롯해 명필름이 제작한 한국 영화들의 포스터들이 전시돼 있다. 2층에는 영화에서도 명장면으로 꼽히는 옥상 잔디가 남아있다. '서연의 집'은 연중 무휴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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