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흥순 作 '비념' 포스터. ⓒ제주의소리

임흥순 감독 4.3다큐멘터리 '비념' 제주서 세 곳 상영

▲ 임흥순 作 '비념' 포스터. ⓒ제주의소리

3일이 지났어도 4.3은 끝나지 않았다. 임흥순 감독의 4.3다큐멘터리 영화 '비념' 3일 전국 23개관에서 개봉한 가운데 4일부터 롯데시네마 제주와 서귀포 두 관에서 관객들을 들이고 있다. 6일부터는 제주 메가박스에서도 관객들을 맞는다.

제주말로 작은 굿을 뜻하는 '비념'은 제주 출신도 아닌데다 제주에 별다른 연고도 없던 이른바 '외지인'이 만든 영화다. 3년 가까이 제주를 드나들며 만든 영화다.

다랑쉬굴의 슬픈 노래(1992), 잠들 수 없는 함성 4·3항쟁(1995), 레드헌트(1997) 등 여태껏 4·3을 다룬 다큐멘터리는 십 수 편이 넘지만 다큐멘터리 영화가 영화관에서 정식 개봉되기는 처음이다.

극영화인 '지슬'과 달리 비념은 현재에서 바라본 4.3을 다룬다. 광풍이 휘몰아치던 60여 년 전 제주.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의 입을 빌어 관광지로 알려진 제주 섬의 상처를 밖으로 꺼낸다.
 
임 감독은 60여년이 지난 오늘에도 4.3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강정마을을 통해 넌지시 드러낸다. 주황과 초록, 제주를 연상하게 하는 총 천연색을 앞세워 한 편의 비념을 내놨다.

충무로에서도 선뜻 다루지 않는 변방의 역사 이야기에 임 감독은 주저 없이 메가폰을 잡았다. 5000만원 안팎의 적은 예산을 가지고 카메라를 들쳐 매고 무작정 4.3에 관련된 인물이나 문화예술인을 만나며 섬 곳곳에 스며든 4.3의 흔적을 쫓아다녔다.

현재 롯데시네마 제주에서 오전 10시40분, 오후 2시30분, 6시20분, 8시15분 하루 네 차례 상영 일정이 잡혔다. 롯데시네마 서귀포는 오전 11시 한 차례 상영한다. 메가박스 제주에서는 오전 10시30분 상영을 시작으로 오후 12시40분, 4시55분, 11시5분 일정이다.

제주에서 만들어진 제주 영화이기에 영화 관계자들도 제주에서 상영관을 확보하는 데 애를 썼다. 어렵사리 상영관은 찾았지만 굵직한 상업 영화 틈바구니에서 상영일정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 개봉 첫 주 성적에 따라 이후 상영 일정이 조정된다는 점에서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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