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집 '고른베기' 표지. ⓒ제주의소리

황금녀 시인 제주어 동시 60여편 엮은 '고른베기' 발간

지난 2010년 12월,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로 제주어가 꼽혔다. 소멸 과정 중에서도 '치명적으로 위태로운(critically endangered, 소멸 직전에 놓인)' 언어로 분류됐다. 이는 증조부 세대 일부에서만 언어를 씀으로써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는 뜻이다. 실제로도 어린 손자들은 왕할머니 왕할아버지의 말에 고개를 갸웃댄다. 

 

▲ 동시집 '고른베기' 표지. ⓒ제주의소리

'이녁가슴 소곱엔' 등 평생 제주어로 시를 써온 황금녀 시인이 최근 제주어 동시집 <고른베기>를 발간했다. '팔순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제주어 동시집'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어른들조차 잊어가고 있고 어린이들에겐 생소하기 짝이 없는 제주어를 60여 편의 동시로 표현했다. 삽화도 황 시인이 직접 그렸다. 소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이 제주어가 지닌 매력을 한껏 뽐낸다.

여느 외국어와 비교했을 때 표현이 다양하기로 소문난 한국어 중에서도 제주어는 유난하게 예스런 음운과 풍부한 어휘를 지니고 있다. 제주어로 쓴 동시를 싣는 한편에는 표준어 풀이를 실어 비교할 수 있도록 도왔다.

황 시인은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신으로 1960년 MBC 창사기념 문예공모 수기 당선 하며 등단했다. 시집 <주님 뵈올 날 늴모리 동동>, <복에 겨워>, <나 마음에 불삼암서 마씀> 등의 시집을 냈다. 현재는 창조문예와, 제주어 보존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6일 오후 6시 각 출판사에서 출판기념회도 열린다. 황 씨의 시낭송과 더불어 그녀의 가족들이 나서 노래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도서출판 각. 160쪽. 1만2000원.

문의=064-725-4410.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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