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야생동물센터, 천연기념물 '혹고니' 구조...다리 골절로 대열서 이탈

▲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훅고니'가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탈진 상태에 있던 것을 제주대 야생동물센터에서 구조해 치료하고 있다.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이자 문화재청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받고 있는 세계적 희귀새인 '혹고니(Cygnus olor)'가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센터에 의해 구조됐다.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인근 바다에 날지 못하는 새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결과 혹고니임을 확인했다.

혹고니는 당시 다리부위 외상이 의심됐으나 물속으로 잠수해 먹이사냥은 가능한 상태였다.

구조센터는 혹고니가 비교적 평온해 보여 더 지켜보기로 했으나 지난 15일 지역주민이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신고를 다시 해옴에 따라 구조하게 됐다.

이번 구조된 혹고니는 오른쪽 다리(부척골) 복합골절 및 염증으로 절뚝거렸고 장기간 부상으로 인한 심한 탈진상태였다.

구조센터의 응급진료 및 영양공급 등의 치료를 통해 혹고니는 현재 스스로 먹이를 먹는 등 점차 안정을 찾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혹고니는 2008년에 처음 목격된 이후 지난해 12월24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바닷가에서 4마리가 확인됐다.

이번 구조된 혹고니는 부상으로 인해 이동 대열에서 낙오된 것으로 추정된다.

윤영민 센터장은 “보호 가치가 높은 혹고니의 생명을 구해 다행스럽다”며 “10여일 동안 세심한 관찰과 함께 적극적으로 신고를 해준 지역주민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생태환경 훼손으로 최근 2~3년 사이에 야생동물 구조건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생명공존의 필요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조로 더 잘 알려진 우아한 자태의 혹고니 성조는 선명한 오렌지색 부리에 검은색 혹이 있어 다른 고니류와 쉽게 구별된다.

이번에 구조된 혹고니는 어린새로 회색 몸깃과 검은색 부리를 가지고 있다.

국내에 도래하는 고니류 중 개체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유럽, 러시아 외 아시아 서남부의 한국 일본, 인도 등지에 분포한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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