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동화투자개발에 ‘1년 착공 연장 승인’…이번이 세번째

제주지역 최고층 건물로 관심을 모았던 지상 62층 218미터 높이의 노형동 ‘쌍둥이 빌딩’ 건립사업 착공이 또 연장됐다. 이미 두 차례나 1년씩 연장된데 이어 또다시 1년 더 연장됨에 따라 사업 추진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노형동 ‘쌍둥이 빌딩’ 사업은 시행사인 동화투자개발(주)이 지난 2009년 ‘제주드림타워’라는 사업명으로 노형동 925번지 2만3300㎡ 부지에 지상 62층·지하 4층 연면적 31만3479㎡ 규모의 '쌍둥이 빌딩'을 건설하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제주시에 제출, 그해 5월4일 승인받았다.

 

▲ 동화투자개발(주)이 개발 중인 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 쌍둥이 빌딩(제주드림타워) 건립사업 착공이 또 연기됐다.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최근 동화투자개발은 쌍둥이 빌딩 착공시기를 1년 더 연장하겠다고 신청해왔고, 30일자로 제주시가 승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는 사업자 측이 현재 해외자본 투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과 주택 미분양 사태 등 주택경기 어려움 등을 호소해왔고, 이 사업이 대규모 사업인데다 현재 터파기 등 일정한 정도의 기초공사는 추진돼 있고, 무엇보다 사업자의 사업추진 의지가 확실해 종합적인 검토 결과 1년 연장 결정을 내렸다고 이날 밝혔다.

동화투자개발(주)는 2009년 사업승인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통해 사업비 9007억원을 투자해 2012년 10월까지 62층짜리 아파트(496가구)와 레지던스호텔(494실), 11층짜리 관광호텔(154실) 등 3채의 건물이 연결된 복합 건축물(쌍둥이 빌딩건립)을 완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사업은 제주시내 고도제한이 55m로 묶여 있는 상태에서 제주자치도가 제1종 지구단위계획을 결정하면서 고도를 210m까지 완화해 대표적인 ‘특혜’ 사례로 꼽혔다.

시는 이후 같은 해 5월4일 동화투자개발의 초고층 쌍둥이 빌딩건립 사업계획을 승인했고, 이후 동화투자개발은 미국의 푸르덴셜부동산 투자개발과 50%씩 지분을 갖는 합자법인을 설립하는 등 자기자본과 금융자금 등 250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건물 분양수입금 등으로 조달하겠다고 했으나 사업자금을 유치하는데 실패했다.

▲ 1983년 터파기 이후 30년째 지상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제주시 노형로터리 인근의 쌍둥이 빌딩(제주드림타워) 부지  ⓒ제주의소리

사업착공도 사업승인 후 착공 만료 기간인 2011년 5월3일(2년 이내)까지 착수하지 못해 연기 신청했고, 1년 후인 2012년 5월까지도 착공하지 못해 또 한 차례 연장했지만 이번에 다시 세 번째 착공이 연기 결정됐다. 

이런 상태에서 지난 8일 서울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부실로 자금난에 빠진 동화투자개발의 모기업인 롯데관광개발이 법정관리 개시가 확정되면서 동화투자개발도 사업추진 동력을 잃는 등 설상가상 상태다.

제주시 관계자는 “동화투자개발 측은 최근 착공 연장 신청하면서 현재 서울과 중국은 물론 국내외 곳곳에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가시적인 투자유치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며 “사업자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긴 어렵지만 워낙 대규모 사업인데다 기초공사는 일부 이뤄져 있어 한번 더 착공기간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이 사업부지는 30년 전인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하2층, 지상 13층 규모의 ‘신제주 관광호텔’로 건립승인을 받고 터파기 공사만 한채 사업자가 자금을 끌어 모으지 못해 사업이 진척되지 못하다 1993년 12월 동화투자개발로 사업시행자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30년째 터파기만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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