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률 감독 뇌출혈…3시간 수술 '의식' 못찾아
가족은 기초생활수급 노모뿐…주변 도움 '절실'

   
최초의 4.3 극영화 '끝나지 않은 세월'을 만든 김경률(41) 감독이 뇌출혈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놓여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의 가족은 기초생활수급자인 노모만 계시기 때문에 수술비 마련에도 벅찬 상태인 것으로 알려져 도움이 절실하다.

어머니 강순녀씨(77.제주시 도남동)는 1일 아침 6시40분경 방에서 잠을 자던 김 감독이 신음소리를 크게 내고, 발버둥치며 일어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해 119로 신고, 한국병원으로 이송됐다.

평소 감기한번 앓지 않던 김 감독은 병원에서 '뇌출혈' 판정을 받았다. 상태가 워낙 위독했기 때문에 병원은 김 감독을 수술비도 받지 않은 채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 가량 '뇌출혈' 긴급 수술을 벌였다.

   
하지만 '뇌출혈' 수술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수술을 담당한 박정운 신경외과 과장은 "수술을 했지만 피가 뇌에 다 퍼져 있어 우측뇌에 있는 것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며 "차후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과장은 "이미 뇌손상이 크기 때문에 정상인으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되는 점은 심장마비를 동반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사의 기로에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뇌출혈로 생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도내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속속 병원으로 달려왔다.

특히 김 감독의 지인들은 대부분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쾌차를 빌었다.

민요패 소리왓의 안민희(40)씨는 "김 선배는 영화를 만든 후에도 각종 문예단체에서 비디오를 제작하고, 최근에는 한라산에서 '이재수의 난' 공연작업에 매달렸다"며 "몇달전부터 얼굴이 초췌했지만 일에 몰두해 있었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제부터 시작인데…"라고 말하다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제주 시네아일랜드 김정훈 대표는 "작년부터 고생이 많았다"며 "특히 첫 작품인 '끝나지 않은 세월'을 생각보다 만족하지 못했고, 부담감도 많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감독은 차기 작품을 구상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준비중이었다"며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돼 12월 중순에 상영도 될텐데 의식이라도 돌아왔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김 감독과 '작은 불씨 하나'란 단편영화를 같이 작업했던 조영순씨(33)는 "앞으로 할일이 많은 분인데 이렇게 누워 있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인들이 병원을 찾아오는 가운데 어머니 강씨는 김 감독의 수술비 마련에 걱정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정부로부터 근근히 살아가는 강씨이기 때문에 김 감독의 병세가 호전될 때까지 병원비 마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 대표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인들이 삼삼오오 마음을 모아서 모금운동을 벌여 나갈 생각"이라며 "도민들의 도움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후원계좌는 농협 954-12-291203(예금주 현충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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