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훈 전달문 시인 문학관 30일 제주 우도면 개관…시화·도서·희귀자료 등 2500여점 기증

섬 속의 섬, 제주 ‘우도’에 가면 서정주, 박목월, 조병화 선생의 생전 향취를 느낄 수 있는 육필 시화들을 만날 수 있다. 시인 남훈(南薰) 전달문(75) 선생의 기증도서 2500여권으로 우도에 문을 여는 ‘남훈 문학관’에서다.

 

▲ 남훈 전달문 시인  ⓒ제주의소리

남훈 전달문 선생은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과 제주를 거쳐 미국을 떠돌다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제주 우도에 긴 인생여정의 닻을 내린 원로 시인이다.

제주시 우도면(면장 김치수) 우도면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고진환)는 미주지역에서 한국문학을 알리는데 일생을 바친 시인 전달문 선생의 소장 장서와 희귀 문학서적 등 2500여권을 기증받아 오는 30일 오후4시 ‘남훈 문학관’을 개관한다고 29일 밝혔다.

우도면사무소 주민자치센터 2층을 리모델링해 문을 여는 남훈 문학관에는 전달문 시인의 기증도서 외에도 그가 받은 상패와 문학상 등은 물론 당대를 풍미하던 서정주·박목월·조병화 시인과 같은 내로라하는 한국문단의 시인들이 직접 쓰고 그려 남훈 선생에게 선물했던 시화들도 기증받았다.  

평남 평양에서 1938년 10월 출생한 전달문 시인은 전병훈 전 제주도의사협회 초대회장의 아들로 한국전쟁 당시인 1951년 제주시 일도1동(칠성로)에 피난 내려와 오현고(6회)와 중앙대를 졸업했다.

1981년부터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정착한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한국문학을 알리는데 평생을 바쳐왔다.

미주한국문인협회, 재미시인협회, 재미수필문학가협회, 국제펜미주연합회 창립 등을 주도해왔다.

1957년 6월 오현고 동창인 우도출신 김희택 씨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처음 우도를 방문한 이후, 우도의 역사와 애환을 다룬 ‘섬’이라는 작품으로 제2회 한라문화제 문학올림피아에 입상하면서 우도와 인연이 깊어졌다.

그 후에도 1964년부터 2004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개인소장하던 2500여권의 문학 서적과 당시 문학상을 대변할 물품을 기증하는 등 우도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전해 왔다. 

특히 1997년에는 제주도 미국 남가주 제주도민회 이사장에 취임했고, 당시 우도면과 자매결연도 추진하는 등 이북 출신의 그는 누구보다 우도에 대한 진한 애정을 과시해왔다.

제주시 우도면은 남훈 선생의 뜻을 기려 30일 오후4시부터 우도면사무소 주민센터에 남훈 문학관을 개관하고, 우도를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섬으로 가꿔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우도면은 지난해 9월14일 하우목동항에 남훈 전달문 시인의 '섬의 입김' 시비를 세웠다.

시비를 제작해 기증한 전 시인은 "평양에서 서울과 제주를 거쳐 미국을 떠돌다 이제야 우도에 닿았다"고 길고 긴 인생여정을 회고하면서 "앞으로 우도 문학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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