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야생동물구조센터, 갈색얼가니새 구조···태풍에 갇혀 제주까지 온 듯

 

▲ 지난 10일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발견된 갈색얼가니새가 제주대 야생동물보호센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의소리

‘해운대 괴생물체’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갈색얼가니새가 서귀포 해상에서 구조됐다.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센터장 윤영민 교수)는 지난 10일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갈색얼가니새(Brown Boody, Sula leucogaster) 한 마리를 구조했다고 12일 밝혔다.

발견 당시 탈진상태로 갈치잡이 어선에 의해 발견돼 센터로 긴급 이송됐다. 하늘을 날던 낯설고 특이한 모양의 큰 새가 갑자기 조업중이던 어선 위에 떨어진 것. 당황한 선원들은 이를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알렸다.

갈색얼가니새는 이미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 기괴한 생물체로 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주 서식지가 남미 갈라파고스 제도인 것이 알려지며 “태풍에 갇혀 강제로 이국만리까지 와 버렸다”며 흥미로운 반응을 보인 것.

구조된 갈색얼가니새는 수컷으로 크기는 약 70㎝내외. 머리, 목, 윗면과 날개는 검은 갈색이며 아랫배는 흰색, 부리와 눈 주변은 푸른색, 다리는 황색이다.

국내에는 서식하지 않으며 태평양 동부와 인도양, 대서양 지역의 열대·아열대 해안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전남 가거도와 경남 홍도에서 한차례 관찰된 기록이 있으며, 제주지역에선 환경단체에 의해 2006년 봄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첫 사진촬영에 성공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야생구조센터 교수진은 한반도를 스치는 태풍이나 갑작스런 기후변화 요인이 아니면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조류라고 설명했다.

현재 갈색얼가니새는 제주대 수의학과 야생동물전문 의료진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응급진료와 영양공급을 통해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센터장 윤영민 수의학과 교수는 “이번 구조된 ‘갈색얼가니새’는 외상이나 부상당한 흔적이 없어 바다를 횡단하던 중 먹이부족과 심한 탈진상태로 바다를 배회하다가 대형 어선에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건강이 회복되면 마라도에서 방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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