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문화 바꾸고, 새로운 리더 키울 것"..."왜 신구범은 일하면 안되느냐" 정치적 해석에 불만

▲ 협동조합 제주비전 창립총회에서 신구범 전 지사가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협동조합 제주비전이 27일 오후 7시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출범했다.

협동조합 출범식이 관심을 모은 것은 신구범 전 제주지사 때문. 김태환 전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며 본격 정치행보를 하고 있는 마당에 신 전 지사도 협동조합 '제주비전'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제주판 3김이 다시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협동조합 제주비전 창립총회에는 신구범 전 지사와 부인 김시자씨, 그리고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문창래 전 제주도 농수축산국장, 고경수 제주생태도시연구소 소장, 한재호 전 제주도개발공사 전략기획실장 등이 모습을 보였다. 또 김호성 전 부지사와 백진주 전 YWCA 사무총장, 장일홍 전 제주교육박물관장도 참여했다.

신 전 지사는 행사가 진행되기 전부터 자리를 돌며 악수를 청하는 등 행사장의 주인공처럼 움직였다. 하지만 공식적인 축사나 인사말은 하지 않았다.

▲ 협동조합 제주비전 창립총회에 참석한 신구범 전 지사와 부인 김시자씨.
신 전 지사는 협동조합 제주비전을 제안한 한 사람으로서 조합원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주비전이 자신의 '사조직'은 아님을 밝혔다.

또 신 전 지사는 제주비전이 제주사회 새로운 지도자를 키우려는 것은 맞지만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의 당락을 위해 선거에 관여하는 조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 전 지사는 자신의 움직임이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에 대해서도 "전직 지사는 제주를 위해 일하면 안되느냐"며 "전직 지사는 이민가야 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 전 지사는 제주비전 창립식에서 <제주의소리> 등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제주비전을 시작한 이유를 2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첫번째로 제주사회가 보면 리더들을 키우는 역할을 못했다"며 "리더를 키우지 못한 핑계를 항상 우근민.김태환.신구범에게 떠넘긴다. 이건 비겁하다. 지도자를 키우는 일부터 시작해보자고 해서 조합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신 전 지사는 선거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제주도의 정치.선거문화 중 가장 바꿔야 할 게  괸당문화다. 정말 없어져야 하는데 행동은 안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앞으로 하겠다는 사람, 개혁적인 사람도 상가집이나 잔치집 쫓아다닌다. 실망이 크다. 보통사람들이 지도자 키워내고, 궨당문화.선거문화 바꾸기 위해서도 협동조합을 통해서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 제주비전 창립총회에 참가한 조합원들.
협동조합을 통해 선거에 직접 개입하려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신 전 지사는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 협동조합은 선거에 관여할 수 없다"며 "특정후보를 지지하거나, 특정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면 선거법에 걸린다"고 현실 정치에 개입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신 전 지사는 "제주비전의 롤모델은 일본의 '마쓰시다 정경숙'으로 새로운 리더나 지도자를 키워서 정치문화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그런데 왜 저의 이런 모습이 정치적 시각으로 보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전 지사는 "전직 지사를 했던 사람은 일을 하면 안되느냐?"며 "뭘 하나 하려하면 '신구범이 있는데 왜 참여하느냐'고 공무원을 동원해서 압력놓는게 정상적인 사회냐. 제가 협동조합하면 선거에 출마하고, 관여하게 되는 것이냐"고 격정을 토로했다.

신 전 지사는 "지금 제주도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은 각성해야 한다"며 "무엇인가 한자리 하려고 혈안인데 왜 괸당문화를 깨지 못하는가? 그런게 제주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게 아니"라고 쓴소리를 했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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