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작은 학교는 효율성이라는 이유로 걸핏하면 통·폐합학교 대상에 오르곤 한다. 전교생이 71명인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초등학교(교장 안재근)은 오히려 작은 학교라는 접을 비집고 기어이 일을 냈다.

▲ 제주 신례초등학교가 펴낸 동시집 '저 여기 있어요' 표지.

신례초등학교가 최근 71명 전교생이 모두 참여한 시집 <저, 여기 있어요>를 발간했다.

제주형 자율학교 특성화교과인 독서 논술 프로그램으로 딱딱하게만 여겼던 독서 논술을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시로 옮겨 적는 수업으로 진행했다.

시 쓰기를 가장한 놀이 수업에 아이들은 날마다 세상을 들여다보는데 재미를 붙였다. 자연을 관찰하고 친구들을 이해하고 사물을 살아있는 것으로 생각할 줄 아는 아이들이 써 내려간 시는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을 포착할 줄 알았다. 단지 표현이 서툴렀을 뿐 말 한 마디 한마디가 시와 다름없었다.

아이들의 변화는 주변의 교사들이나 가족들만 느끼는 기특함이 아니었다. 평화축제와 시공모전에도 상을 거두며 두각을 나타냈다. 무엇보다도 한 해 동안 14명이나 전학생이 늘어 ‘예술이 자라는 학교’로 변해가고 있다.

시라고 해서 별것 없다. 아이들은 일상에서 자신이 겪은 것들을 툭툭 시로 옮겨냈다. 이번 시집에 실린 글이며 그림 모두 아이들에게서 나온 작품들이다.

오는 24일 오후 7시 출간을 기념한 콘서트 자리에서는 자작시 낭송, 시극, 무용 공연, 오카리나 연주, 플루트 앙상블, 유치원과 가족 공연 등 그동안 준비한 것들을 보여줄 참이다.

문의=064-767-2474.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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