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봉선 作 '해풍'. ⓒ제주의소리
송용한 作 '우리동네 이야기'. ⓒ제주의소리
고봉민 作 '바코드'. ⓒ제주의소리

 

▲ 문봉선 作 '해풍'. ⓒ제주의소리

타고나길 '제주 것'. 저도 모르게 배어든 섬의 기억은 고향을 떠나 지낸 이들에게 든든한 밑천이 됐다. 작가로서 필요한 예술적 에너지가 곧 제주서 샘솟았다.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원장 이행수) 출향제주작가 초청전시로 진행하는 '2013 에뜨왈-내가 살던 고향은…'은 언젠가 봤음직한 애잔하거나 아릿한 장면으로 채워져 있다.

전시 책자에 실린 작가 프로필에 여봐란 듯 출신 동네를 써놓았다. 마치 자신의 작품 세계의 원천임을 밝히듯 말이다. 

줄곧 제주서 지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향을 떠나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쌓였던 인상이 울컥하고 쏟아졌다. 작가마다 걸어놓은 화면엔 기억 속 어딘가에 감춰뒀던 고향에 자신을 투영한 모습을 재해석했다. 나고 자라면서 제주의 모습과 이미 없어졌거나 사라져가고 있는 장면도 빠뜨리지 않았다.

▲ 송용한 作 '우리동네 이야기'. ⓒ제주의소리

이번 전시에서 52명의 출향 제주작가와 에뜨왈 회원 11명이 회화, 도자기, 조각 등 총 80여점을 선보인다.

고경희 에뜨왈 회장은 "고향 제주를 떠난 작가들에게 예술적 에너지는 남모를 감회와 감수성에 원천을 두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유색 짙은 예술로 꽃을 피워 그 우수성을 더해 제주미술의 자긍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고봉민 作 '바코드'. ⓒ제주의소리

전시는 10일부터 15일까지 문예회관 제1-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오프닝은 10일 오후 3시.

전시와 연계한 부대행사도 쏠쏠하다. 10일 오후 5시부터 작가들과 함께하는 기행 '내 고향 구도심을 걸으며...'를 진행한다. 강문규 한라산생태문화연구소 소장이 강사로 나서 산지천에서 해륜사까지 걷는다. 또한 전시기간 중에 '나의 고향 지도 그리기' 행사도 열린다.

문의=010-3698-7319.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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