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돈휘 作.
윤돈휘 作. ⓒ제주의소리

 

▲ 윤돈휘 作.

현대미술이 과학과 설화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둘 사이의 연결고리로 ‘예언’으로 끄집어낸 시각에 고개를 갸웃대다가도 어느새 맞장구를 치고 있다.

문화공간 양(대표 김범진)이 10일부터 30일까지 윤돈휘 개인전 ‘예언자(들) part1.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진행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많은 설화를 듣고 자란 작가는 이론물리학부터 북유럽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적을 섭렵했다.

예부터 자연 현상의 근원을 파고들 때는 종교나 과학의 관점을 따로 떼어 봤다. 여태껏 신비주의로 해석하던 예언의 영역을 작가는 과학의 영역으로 풀이하고 있다.

거듭된 실험으로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작업을 벌였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소리조각과 그림문자를 선보인다.

낯설 법한 ‘소리조각’은 우리가 흔히 쓰는 사물, 밥그릇이나 냄비 뚜껑 등으로 소리를 만들고 이것을 기기로 증폭시켜 독특한 음향으로 만든 결과물이다.

벽면은 텍스트로 채워진다. 하나의 시와 같다. 논리적 연관이 없는 단어와 문장들이 빽빽하게 내걸려있다. 문자보다 ‘이미지’에 가깝다. 음악을 들으며 자동기술법으로 글을 쓰고 그 글을 타이핑하는 과정을 거쳤다.

 

▲ 윤돈휘 作. ⓒ제주의소리

이번 전시는 ‘관객참여형’으로 관객들이 스스로 소리를 만들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을 다듬었다. 또한 전시작품과 장비를 실을 수 있는 수레도 제작해 실내 어디서든 퍼포먼스를 할 수 있게 준비해뒀다.

내걸린 작품들이나 그를 둘러싼 행위는 언뜻 복잡하고 난해하게 보인다. 괴이하고 야릇하기까지 하다. 논리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겪어야 작가의 의도를 헤아릴 수 있다.

김연주 기획자는 “관객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회화나 조각을 감상하는 것보다 더 편하게 작품에 다가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일 오후 3시부터 작가의 소리조각 퍼포먼스, 작가와의 대화, 작가와 기획자의 만담 등이 진행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이뤄지는 전시다. 월요일은 휴관.

문의=064-755-2018.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