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송영옥 화백(1917~1999년).
송영옥 作 '백제관음상'.
송영옥 作 '다툼'. ⓒ제주의소리

제주 출신 재일교포 송영옥 화백 전국 8개 시·도립미술관 순회 전시 

제주가 낳은 국내 화단의 거목 故 송영옥 화백(1917~1999년)의 작품 세계가 다시 한 번 조명받고 있다.

송영옥 화백은 제주 조천 출신으로 11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1950년대 후반부터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국내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지난 1983년 조총련 모국방문단의 일원으로 고국 땅을 밟을 때까지 국내 화단과 단절됐던 탓이다. 

▲ 故 송영옥 화백(1917~1999년).

게다가 하정웅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 그의 작품 대부분을 소장하고 있어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 또한 흔치 않았다.

전국 시·도립미술관네트워크와 연계해 하정웅 컬렉션 특선 전시가 진행되면서 그의 작품이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다.

'기도의 미술 : 증언+기도+행복'이란 주제로 송 화백의 작품들과 더불어 전화황, 조양규, 곽덕준 화백의 작품들이 엮였다.

지난 5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첫 일정을 개시한 데 이어 7월에는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가 이뤄졌다.

부산, 포항, 전북, 제주, 대전, 대구 등 8개 시·도립미술관을 순회하며 전시가 펼쳐진다. 각 미술관마다 저마다 기획을 달리해 전시 구성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줄 참이다.

송 화백은 일제강점기 조국을 잃은 설움, 남북분단의 상처, 피지배 민족의 핍박과 설움으로 응어리진 생애는 그가 남긴 작품에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일제 치하 재일교포가 가진 현실적 고뇌와 갈등을 표현했다. 시대정신을 담아 일본 땅에서 재일 한국인의 슬픔을 작품에 담고 반전과 인권을 외쳤다.

1950년대 후반부터 도쿄에서 앙데팡당과 자유미술전, 평화미술전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갖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벌였다.

▲ 송영옥 作 '백제관음상'.
▲ 송영옥 作 '다툼'. ⓒ제주의소리

그는 베트남 전쟁,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인한 참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현실 참여적 성격이 강한 주제를 주로 다루었다.

영주권이 제한된 일본에 사는 외국인이면서 갈라진 남한과 북한 사이에서 3개로 분열된 자신의 정체성이 드러나 있다고 평가받는다.

일본 자유미술협회전 평화상을 수상한 ‘백제관음상’은 지난 2009년 서울 옥션에서 20~30억에 달하는 추정가를 기록했다.

말년에 이르러 자신의 절규와 부유하는 정체성, 인간사의 부조리 등을 개에 빗대어 의인화한 작품 ‘싸우는 개’, ‘고독의 왕자’ 등 은 송영옥 작가의 최고 걸작으로 손꼽힌다.

제주에서의 전시는 2014년 10월경에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을 포함한 40~50점 가량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시 관계자는 내다봤다. 이후 2015년 2월경에 순회 전시 일정을 마감하게 된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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