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사우스 카니발'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잔칫집 분위기 '후끈'

▲ 새 앨범을 낸 제주 밴드 사우스 카니발이 23일 제주시 미예랑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흡사 잔칫집 같았다. 노래는 끊이질 않았고 너도나도 몸을 흔들어댔다. 교복을 갖춰 입은 여고생부터 중년 남성까지 연령대도 구분 없었다. 

23일 늦은 저녁 제주시 미예랑소극장에서 열린 사우스 카니발 1집 발매 기념 쇼케이스 현장의 모습이다.

사우스 카니발은 제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9인조 밴드다. 트럼본, 트럼펫, 색소폰 등 관악기가 중심인 스카(Ska)에 제주어 가사를 얹은 이색적인 곡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발매된 <사우스 카니발>은 지난 2009년 밴드가 결성되고 4년 만에 낸 정규 앨범이다. 이날 쇼케이스는 여느 공연과 달리 새 앨범에 실린 곡들을 소개하는 자리다.

▲ 게스트로 공연 시작을 연 뚜럼 브라더스. ⓒ제주의소리

줄곧 제주어 노래를 퍼뜨려온 뚜럼 브라더스가 쇼케이스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번 사우스 카니발 새 앨범에 뚜럼 브라더스의 리더 박순동 씨의 곡 '바당이 나꺼여'가 편곡돼 실릴 만큼 연이 깊은 사이다.

공연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이들은 특유의 정서를 담은 대표곡을 소개하며 무대를 이끌었다.

▲ 새 앨범을 낸 제주 밴드 사우스 카니발이 23일 제주시 미예랑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사우스 카니발은 중문 해변, 감귤 선과장 등 말 그대로 제주에 흔한 소재를 끌어들여 제주 특유의 정서를 보탠 곡들을 선보이곤 했다. 지난해 발매한 ep앨범은 미리 준비한 물량 2000장이 모두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새 앨범 역시 흥 넘치는 멜로디에 순도 100% '제주어'를 얹은 곡들로 채워졌다. 쿠바의 아프로 쿠반, 브라질의 삼바, 자메이카의 스카, 카리브해 섬 음악 등이다. 제주어로 가사를 썼지만 빠르게 발음하는 탓에 오히려 이국적인 느낌마저 자아낸다.

기존에 발표됐던 곡에 신곡을 더해 총 10곡이 한 앨범으로 묶였다.

리더인 강경환 씨는 “대형 락페스티벌 무대에 서기도 했지만 로컬 밴드이고 신인이다보니 주인공이 아니었다. 오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게 돼 감동이 남다르다.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무대에 오르자마자 쉴 새 없이 노래가 이어졌다.

타이틀곡인 ‘몬딱 도르라’는 ‘모두 함께 달리자’라는 뜻의 제주어다. 서로 견제하기 바쁜 현대인들에게 툭툭 시름을 덜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제주관광공사가 후원하는 제주어 홍보캠페인의 음악으로 쓰여 도민들에게도 친숙하다.

경치 좋은 제주에서 놀고먹기만 하는 집시들이 늘어난 것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담아낸 곡 ‘수눌음요’, 음악에만 빠져 있는 자식에게 퍼붓는 부모님의 한탄을 가사로 만든 ‘고라봐야’는 리더인 강경환 씨의 경험담이기도 하다.

노래가 바뀔 때마다 미리 다 파악하고 있단 듯 율동이며 구호를 외친 덕분에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사우스 카니발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챙겨 입은 관객이 더러 섞여있어 이들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ep앨범을 내고 부지런히 공연을 다닌 덕분에 마니아층도 제법 늘었단다. 사우스 카니발 서포터즈라는 이름으로 일부러 공연을 찾아다니는 경우도 꽤 된다.

▲ 새 앨범을 낸 제주 밴드 사우스 카니발이 23일 제주시 미예랑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 새 앨범을 낸 제주 밴드 사우스 카니발이 23일 제주시 미예랑 소극장에서 쇼케이스를 열었다. ⓒ제주의소리

이날 쇼케이스는 새 앨범에 실린 곡 말고도 기존에 발표한 곡들도 공연돼 더욱 호응을 끌었다.

강경환 씨는 “지난 2년 동안 제주도민들에게 우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도내 무대에 주로 많이 섰다. 새 앨범을 낸 만큼 전국 단위의 공연을 다니려고 한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이날 제주 쇼케이스를 마친 사우스 카니발은 오는 9월 10일 서울 홍대 인근 클럽 타(打)에서도 쇼케이스를 진행한다. 9월까지는 스케쥴이 줄줄이 잡혀있어 제주 안팎을 오가며 공연을 이어갈 참이다.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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