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록 作 '숲#1-1'. ⓒ제주의소리

 

▲ 이정록 作 '숲#1-1'.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창작지원센터예술인회(대표 김호일)가 거주 작가 3인의 작업공간을 일반에 공개하는 오픈 스튜디오를 운영한다.

'가시리 일기'라 이름 붙였다. 오는 28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다. 사진작가 이정록, 영화감독 김풍기, 클레이 아티스트 아나 소프로마체(Ana Sopromadze)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제주의 자연과 독특한 문화에 매료돼 짧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 동안 가시리에 물었다.

각기 다른 장르에서 활동해오던 이들이 모일 수 있던 건 '제주'라는 공통분모 덕분.

이번 오픈 스튜디오는 가시리에서 만들어낸 결과물을 지역 주민은 물론 대중들과 공유하고자 세 작가가 자발적으로 꾸린 행사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풀어낸 제주 이야기로 공간을 채운다.

이정록 작가는 제주의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연작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안개 속에서 생명의 빛을 발하는 나무의 모습을 표현한 작품이다. 미국 록 밴드 '이글스'의 보컬 조 월시(Joe Walsh)가 구매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 달 동안 사려니 숲에서 지내면서 앓던 병이 치유됐다는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작품의 진정성을 더했다.

'무사', '만추' 등 한중합작영화에 참여했던 김풍기 감독은 반 년 동안 가시리에 머물렀다.

그가 중심이 돼 발족한 영화창작공동체 '가시리'는 10여 차례의 영화워크숍을 거쳐 오며 변성진 감독의 첫 작품 '홀림' 제작에 힘을 보탰다.

가시리에 머무는 동안 그는 담벼락영화제, 참여하는 영화를 위한 설치 작업 등 색다른 영상 실험을 시도했다. 이번 오픈 스튜디오에서 그 동안 기록해둔 가시리 풍경이나 일상의 흔적을 소개할 작정이다.

동유럽의 조지아 공화국 출신인 아나 소프로마체(Ana Sopromadze)는 주변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에 가시리의 풍경과 신화로 숨을 불어넣었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제주와 대한민국의 인상도 흥미를 끄는 대목이지만 국내엔 생소한 동유럽 국가와 교류를 텄다는 점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의 후원으로 이뤄지는 행사다. 문의=064-787-0960.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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