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하던 때였다. 공부하느라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를 누비다 고향에 돌아왔을 때는 갓 서른을 넘긴 나이였다. 벌써 10년. 성숙한 여인으로 무대에 오르는 감회가 남다르다.

소프라노 오능희 씨가 6일 오후 7시30분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귀국 10년을 맞아 다섯 번째 독창회 '모노 클래식 콘서트-여자의 삶'을 연다.

1부는 볼프페라리의 현대 연가곡으로 꾸민다.

특히 스트라우스 4개의 마지막 노래는 회화적인 화려함이 간결하면서도 시적 감흥이 풍부한 작품이다. 아름다움으로 장식된 죽음 그 자체가 표현됐다.

화려하기로 소문난 선율을 목소리와 피아노만으로 섬세하게 재현한다. 국내 무대서 흔치 않은 레퍼토리로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2부는 5개의 아리아에 스토리를 얹었다. 여자의 입장에서 그리움, 사랑, 이별, 죽음에 대한 노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비천한 하녀의 신세가 된 여인의 모습, 멀리 떠나는 이별과 동시에 과거에 대한 회상, 가슴 벅차게 환희를 느끼게 하는 노래, 자식을 멀리하고 떠나버린 사랑 앞에 죽음을 선택하는 이야기까지 온몸으로 빚은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영민 성신여대 교수가 그녀와 호흡을 맞춘다. 다수의 오페라 반주와 소프라노 조수미 반주 등 850여회 넘는 반주 경력을 갖고 있다.

전석 1만원. 문의=010-2309-6255.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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