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주3김 영향력 '뚝', 김우남.김방훈 상승세...정당 선택.공천 변수 많아 '시계제로'

▲ 우근민-신구범-김태환-김우남-김택남-김경택-고희범-김방훈(사진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순)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1차 여론의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추석명절 민심은 어땠을까?

한마디로 지난 23년간 제주사회를 쥐락펴락 해 왔던 제주판 3김 우근민.신구범.김태환 전현직 지사의 영향력이 뚝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제주정가는 어느 누구 하나 뚜렷한 우세가 없는 '백가쟁명'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제주정가는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계제로'의 상태가 됐다.

추석민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제주의소리>와 제주MBC 2곳에서 실시했다. 2개 여론조사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지지도 1위가 모두 10%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1위부터 5위까지(제주의소리), 혹은 1위부터 7위까지(제주MBC)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며 절대강자가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제주의소리>가 9월12~13일 실시한 도지사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우근민 지사(무소속)가 18.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김우남 의원(민주)이 17.5%로 바짝 뒤쫓았다.

김방훈 전 제주시장(새누리)과 김태환 전 지사(무소속)가 16.1%, 고희범 전 한겨레신문 사장(민주)은 14.6%로 뒤를 이었다. 1~5위까지 오차범위(±3.1%p) 내 혼전 양상이다.

제주MBC가 실시한 여론조사(9월14일) 선호도 조사에서 김우남 의원(민주)이 12.7%로, 미세한 차이지만 현역인 우근민 지사(12.5%)를 누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김방훈(10.7%)-신구범(9.6%)-김경택(9.1%)-김태환(8.9%)-고희범(8.4%) 등 김택남 전 제민일보 회장(1.0%)을 제외한 1~7명이 오차범위(±3.1%p) 안에서 접전을 펼쳤다.

우근민 지사가 현직임에도 치고 나가지 못했고, 김태환.신구범 전 지사 역시 어느 정도 고정 지지율을 보였지만 10% 미만을 보였다.

지난 23년 동안 제주도정을 이끌어 왔던 전현직 도백들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피로감이 여론조사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들 제주판 3김의 내년 지방선거 출마에 대한 추석 밥상머리 여론도 '싸늘'했다. "언제까지 해먹으려고 하는 것이냐"는 따가운 질책도 이어졌다.

전.현직 지사의 영향력이 떨어지자 그 틈을 50~60대들이 비집고 들어가는 형국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우남 국회의원과 고희범 도당위원장이, 새누리당에서는 김방훈 전 제주시장과 김경택 전 정무부지사가 '세대교체론' 깃발을 들고 차세대 주자로서 존재감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우남 의원은 3선 국회의원으로 인지도와 지지도가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고 있다. 김방훈 전 시장은 행정경험과 서부지역(한림), 고교(한림공고)를 중심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보이고 있다. 고희범 위원장과 김경택 전 부지사의 지지율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 제주판 3김을 아직까지 뛰어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는 아직도 8개월이나 더 남았다.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는 앞으로도 수없이 튀어나올 수 있다.

일단 우근민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과 김우남 의원 및 김태환 전 지사의 공식 출마선언, 그리고 각 정당의 경선과 공천 등은 남은 8개월 동안 예상되는 변수다.

우 지사는 스스로 새누리당 입당설과 관련해 "중앙당과 깊숙이 협의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여기에 김 전 지사 역시 정당을 선택할 경우 새누리당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높다. 전략공천이 없다고 쳤을 때 본선보다 더 치열한 예선전이 될 공산이 크다.

김우남 의원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말이나 내년 1월초에 도지사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미 출마 쪽을 저울추가 기울었다는 얘기는 예전부터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7월말 신구범 전 지사의 출판기념회, 8월말 김태환 전 지사의 ‘제주판 3김 공동 불출마 제안’, 그리고 이를 한방에 날려버린 신 전 지사의 전격적인 출마 선언, 우 지사의 새누리당 입당 타진 등 추석을 앞두고 제주정가는 숨가쁘게 달려왔다.

여기에 김방훈 전 시장과 김경택 전 부지사가 제주판 3김 퇴장을 요구하며 전격 출사표를 던졌다.

뚜렷하게 앞서는 후보가 없는 제주. 8개월 남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드리마가 펼쳐질 지 제주정가는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시계제로' 상태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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