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7만그루 사라질판...우근민 지사, 재선충 방제 대도민 호소문 발표

▲ 우근민 지사가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위한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한 제주도가 고사목은 물론 고사 조짐을 보이는 소나무까지 전량 제거하기로 했다. 제거할 물량이 최대 7만 그루로 추정된다.

우근민 지사는 24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와 관련한 대도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우 지사는 "도민과 애환을 함께해온 우리 소나무 숲에 위기가 닥쳐왔다"며 "이미 고사한 소나무는 물론이고 고사의 조짐을 보이는 소나무까지 한 그루도 빠짐없이 전량 제거해 훈증, 파쇄, 소각, 매몰 등 정해진 방제 매뉴얼에 따라 꼼꼼하게 처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등에 따르면 7월 기준으로 제주지역 소나무 고사목 중 약 25%가 재선충병에 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말라죽은 소나무는 3만5000그루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8750그루가 재선충에 의해 고사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8~9월 사이 고사목이 급격히 증가해 지금은 그 수가 5만여 그루까지 늘어난 것으로 제주도는 추정했다. 이중 2만4000그루는 이미 제거했다.

여기에 고사 조짐을 보이는 소나무까지 망라하면 제거해야할 물량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을생 세계환경수도추진본부장은 아직 제거하지 못한 고사목과, 고사 조짐이 있는 소나무를 4만~5만그루로 추정했다.  이미 제거한 고사목까지 계산하면 총 6~7만그루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셈이다.

우 지사는 재선충병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원인으로 기상이변을 지목했다.  지난해 한달여간 대형 태풍 3개가 내습, 소나무 뿌리를 흔들어 생육상태를 악화시켰고, 올해는 사상 유례없는 가뭄으로 재선충 매개체인 솔수염하늘소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피해 지역이 예상을 뛰어넘어 급속히 확산되자 제주도는 지난2일 소나무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제주도는 고사목 전량을 제거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 지사는 "재선충을 소나무에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는 고사한 소나무에만 산란해 서식한다"며 "늦어도 산란된 곤충알이 애벌레가 되어 우화하기 이전인 내년 4월말까지는 완전방제를 마쳐야만 소나무 숲을 지켜낼 수 있다"고 시급성을 강조했다. 

소나무 재선충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래 제주도는 산림청으로부터 긴급방제비와 인력을 지원받고 제주도 자체 예비비를 투입, 120여명의 인력으로 하루 400여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하고 있다.

우 지사는 그러나 "이러한 인력과 재원 만으로는 급속하게 진행중인 고사목의 확산을 따라 잡을 수 없다"며 "도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재선충 방제를 위한 도민 협조를 당부했다.

우 지사는 "우리에게는 고비 마다 슬기롭게 해결해낸 지혜와 저력이 있다"며 "마을 어귀에서 늠름하게 동네를 지켜온 소나무, 울창하게 숲을 만들어 그 속에서 숱한 이야기와 꿈을 키워온 우리 소나무를 지키고 살려내는데 동참해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제주도는 고사목 제거에 투입될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근로사업 처럼 읍.면.동을 통해 참여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또 고사 조짐이 있는 소나무까지 정확한 피해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항공예찰을 실시한다.

이와함께 제주도는 산림청에 예비비 10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제주도는 여기에다 자체 예산 최소 30억원을 얹어 재선충 방제에 투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년 4월말까지 재선충병 방제 전담본부를 꾸려 운영하기로 했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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