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열녀에게 표청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하귀동 서목. ⓒ제주의소리

고문서로 옛 제주인들의 일상 생활을 들여다본다.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관장 윤엄석)이 15일부터 12월 31일까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제주인의 삶을 읽다-제주의 옛문서'전을 진행한다.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를 처음으로 공개하는 전시로, 30여점을 소주제로 분류해 소개한다.

호구파악과 입양, 과거와 벼슬살이, 산송(山訟), 부동산 매매, 소송, 재산상속, 공동체 생활 등 옛 제주인들이 실생활에서 주고 받거나 제주인을 대상으로 작성된 고문서들을 모아 놨다.

조선시대 3년마다 당시의 가족상황을 기재한 호구단자, 자식과 남편을 잃은 과부가 먼 친척의 아들을 입양한다는 걸양문, 죽은 형의 장례비를 마련하기 위해 땅을 판다는 토지매매명문, 돈을 마련하기 위해 집터를 저당 잡히는 전당문 등 옛 제주인들의 소소한 일상을 고문서로 들여다볼 수 있다.

▲ 마을의 열녀에게 표청을 내려달라는 내용의 하귀동 서목. ⓒ제주의소리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식음을 전폐하다 목숨을 잃은 마을의 열녀를 표창해줄 것을 공동으로 상신하는 하귀동 서목을 비롯해 신풍리 주민들이 공동으로 돈을 모아 말방앗간을 만들었다거나 마을의 풍기문란을 바로잡기 위해 서당을 짓는다는 등 공동체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문서도 포함됐다.

김영란 학예사는 "고문서는 당시 사람들의 생각과 의식, 법과 제도, 통치행위와 관습 등 모든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며 "고문서는 곧 그 자체가 당시의 역사이고 문화이며, 우리 조상들의 삶의 산물인 동시에 그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의=064-710-7692. <제주의소리>

<김태연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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