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인 언어가 그리운 11월. 제주시 구도심에 위치한 도서출판 각이 네 권의 책을 펴냈다.

민속학자면서 시인인 문무병이 두 권의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설문대할망 손가락’은 제주신화 담론집이다. '문무병의 제주, 신화'란 이름으로 <제주의소리>에 연재하던 글을 모아냈다. 풍부한 제주신화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미된 그의 글쓰기는 한 번 친숙해지면 묘한 중독성을 지닌다. 신화라는 서사 속의 다양한 이야기, 제주사람들이 꿈꾸던 상상의 세계를 친절한 문장으로 소개한다. 제주신화의 거대담론을 시작하는 셈이다. 208쪽. 2만원.

시집 ‘11월엔 그냥 젖고 싶어’도 나왔다. 총 65편의 시로 구성된 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낭만’이다. 노년에 접어든 홀로된 한 사내의 우수, 문학에 심취한 이의 신명이 찬찬히 겹쳐진다. 시인은 “삼류로 노래하지만 버릴 것도 없는, 청이슬같은 당신 사랑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작품 속에서 말한다. 148쪽. 8000원.

1997년 ‘자유 문학’으로 등단한 시인 김병심의 새로운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돌아와요, 당신이니까’는 그가 인터넷 블로그에 써내려갔던 글들을 모아 묶은 산문집이다. 총 45편의 글이 실려있다. 일상적인 경험과 추상적인 공간을 넘나들며 과잉되지 않은 정제된 언어로 독자들을 만난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선물한다.  240쪽. 1만5000원.

‘신, 탐라순력도’는 김 시인의 네 번째 시집이다. 총 4부에 걸쳐 73편의 시가 실렸다. 제목 그대로 제주섬을 새롭게 순력한다. 동광 육거리 이장묘부터 중산간 검은 길, 베릿내 등 제주의 곳곳을 포착해 시로 만들었다. 가장 감성적인 제주 답사기라고 볼 수 있을만큼 제주의 속살을 잘 보여준다. 168쪽. 8000원.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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