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문화재단, 4일 유물 51점 제주도에 기증

▲ 남상규 회장, 유홍준 청장, 김태환 지사, 강기권 남군수가 추사 김정희 유물 기증서에 서명하고, 교환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추사 김정희의 진품 유물이 제주에 왔다.

광주시 소재 부국문화재단(이사장 남상규)은 자체 소장하고 있는 추사 김정희 관련 유물 51점을 4일 제주도에 기증했다.

중문관광단지내에 있는 여미지식물원을 지난해 인수한 남상규 부국문화재단이사장(부국철강 회장)은 이날 오후2시 도청회의실에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참석한 자리에서 김태환 지사, 강기권 남제주군에게 추사 김정희 관련 유물 51점을 기증하는 기증서를 전달했다.

부국재단은 지난 2002년부터 수집 소장해 오다 이날 제주도와 남제주군이 추진하는 추사유물전시관을 위해 기증한 추사 김정희 유물은 크게 세 가지로 '월성위 김한신 관련 일괄 유물' '추사의 신해년 책력' 그리고 추사와 관련된 서간들이다. 

▲ 추사 김정희 선생이 제주 유배당시 직접 쓴 친품도 이날 제주에 내려왔다.
이 가운데 월성위 유물과 추사의 신해년 책력은 추사 고택의 전래유물이다. 

김한신(1720~1758)은 추사 김정희의 증조할아버지로 13세에 영조의 둘째 딸 화순옹주와 결혼해 월성위(月城尉)로 봉해진 분이다.

김한신 관련 유물은 모두 11점으로 자신이 쓴 글, 영조대왕이 내려준 시, 그리고 영조대왕을 비롯한 친인척들이 그와 화순 옹주를 애도하며 쓴 글이다.

추사 김정희(1786~1856)의 신해년 책력은 1851년,추사의 나이 66세에 사용한 책력이다. 추사는 표제를 '辛亥泰正' '吉祥如意館'이라 썼다. 이 유물의 가치는 지금의 스크랩북과 같이 자신의 시고(詩稿)와 글씨 초본들을 책갈피 안에 부착해 추사의 유묵을 전한 점에 있다. 부착된 유묵은 모두 17장이다.

추사 김정희와 관계된 이들의 서간은 모두 22점이다. 추사 집안 어른의 서간과 추사 자신의 서간 및 당대에 추사와 교유했던 이들, 그리고 추사에게 가르침을 받았던 이들의 서간들이다. 이 가운데 가장 시대가 올라가는 유물은 월성위 김한신의 부친인 김흥경(1677~1750)의 서간이다.
 
이들 작품은 추사서거 150주년 기념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의 주선에 의해 제주도에 기증하게 됐다.

제주도와 남제주군은 대정읍 안성리에 건립되는 '추사전시관'에 상설 전시할 예정이다.

▲ 완당평전을 쓸 정도로 추사 김정희 연구에 조예가 깊은 유홍준 청장이 직접 이날 기증된 작품들을 꺼내 들어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김태환 지사는 인사말을 통해 "소장하고 있던 소중한 유물을 기증해 준 남상규 회장, 그리고 유물이 제주에 오기까지 노력을 해 준 유홍준 청장에게 백만내외 제주도민을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면서 "두 분의 뜻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훌륭한 추사기념전시관을 지어 영원히 전승 보전되도록 하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강기권 남제주군수는 남상규 이사장과 유홍준 청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후 "지난 84년에 예총차원에서 지은 57평 규모의 현 전시관이 낡고 비좁은 게 사실"이라면서 "새로운 추사기념관은 이제 기본계획이 마련돼 있는 만큼 국가사적지로 신청, 국비와 도비 74억원을 받아 추가 서거 150주년이 되는 올해 착공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110억원을 추가로 확보해 유배기념관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상규 부국문화재단 이사장은 "그 동안 추사적거지를 몇 차례 봤으나 추사 김정희 선행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낸 곳인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간소하고 내용도 부족한 것 같이 가슴이 아팠었다"면서 "오늘 기탁한 유물이 보잘 것 없지만 더욱 빛나는 물건으로 만들고, 추사기념관도 좋은 기념관으로 만들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완당평전'을 준비하면서 대학동기이자 친구인 남 회장에게 추사관련 유물을 사 놔두면 좋은 곳에 쓸데가 있을 것으라고 권유해 남 회장이 유물을 소집하게 됐는데 그 당시만 해도 이 유물이 제주에 오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용단을 내려 준 남상규 이사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 청장은 "문화재청장이 되기전에 수십번 추가적거지를 다녀오면서 갈 때마다 안타까웠는데 막상 문화재청장이 되고보니 도와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었다"면서 "이제 추사적거지와 대정읍성을 합쳐서 국가사적지로 지정하고 정비사업 일환으로 국가예산을 투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 청장은 "단군조선 이래 예술가로서 국제무대 속에서 '일등'이라고 꼽을 사람은 추가 김정희 선생으로 그 분이 제주도에서 8년 3개월간 귀양살이를 하면서 추사체를 완성했다는 상징적 의미는 국민적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해야 한다'며 "추사 김정희 서거 150주년이 되는 올해 추사기념관 기공식을 가져 추사의 뜻을 기려나가자"고 말했다.

유 청장은 이어 "추사동호회원들이 같고 있는 추사 유물들을 추사기념관에 기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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