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거저한마당 "'공동체 복원'과 '환경 의식 배양'

'나눔'을 통한 공동체 복원과 환경 보호 실천이라는 실험이 있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만큼 "괜찮다. 신선하다"라는 평이 중론이다.

지난 12일 '거저한마당'은 아파트가 밀집한 신제주에서 시도한 '나누면서 실천하는' 공동체 복원 실험이었다.

규모면에서도 작은 지역축제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앞으로의 성공 가능성도 열어주었다.
또 행사가 끝난 뒤 정리 과정에서 쓰레기 발생량을 살펴 본 결과 쓰레기가 '제로'에 가까웠다. 행사 한 관계자는 "물론 행사 초반에 몇 몇 시민들이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을 갖고 오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행사 의미를 파악해가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줄거나 없어졌다"고 자평했다.

한화아파트에 산다는 한 시민은 "아파트 단지 근처에서 아이들과 윳놀이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아파트 단지에 이런 행사들이 자주 생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순심(38)씨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 공간에 모일 일이 흔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록 아파트에 살더라도 이웃이라는 소속감이 들었다"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냄비와 튀김 솥 등을 챙기며 웃음 짓는 최윤자(33)씨는 "자신이 필요 없는 물건을 남에게 주고 또 받고 하면서 나눠 가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신정화(38)씨는 "이런 행사를 일찍 알고 있었으며 내가 갖고 있는 것 중에서 내 놓을 것이 많이 갖고 왔을 텐데"하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강희정(30)씨도 "그림책은 아이가 크면서 필요 없어지지만 우리 아이는 지금 필요한 그림책이 많다"고 말해 나눔의 필요성을 새삼 느끼게 했다.

고춘래(41)씨는 "이웃을 통해 이번 행사 취지를 들었다"며 "일회용품을 하나도 안 갖고 왔다"며 "새삼 환경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정민선(53, 서울)씨는 "제주에 놀러왔다가 이런 행사에 참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사람은 많지만,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지역을 감안하면 오히려 대다수가 참여하지 안은게 사실.

그러나 '거저한마당'을 기획한 기획단이 바로 지역 주민들이 만든 단체들이며 그들이 또 주체적으로 행사를 이끌어 나갔다는 것을 놓고 보면 내실만 보장되면 참여는 그리 문제될 듯 보이지 않았다.

또 소규모의 한 지역 축제로 기획되고 공동체와 환경이라는 내실을 다졌다는 관점에서 볼 때는 오히려 이번 행사에서 시민들의 참여가 기대보다 더 많다는 평도 있을 법하다.

시민들에게 처음으로 선 보인 행사이기에 약간의 혼란은 있었다.

한 할머니는 "공짜라서 기쁘다"며 먹거리 장터를 떠나지 않았다.

폐 폐트(pet)병이 있어야 '털머위'를 분양을 받수 있는 부스에 온 시민들은 "pet병을 구하기가 귀찮다", "차라리 팔라" 등의 말을 하기도 했다.

'거저'의 의미를 '공짜'로 파악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던 거다. 그래서 행사 진행자들과 약간의 마찰도 빚어지기도 했다.
몇 몇 인기 있는 부스만 사람들이 몰리는 현상도 있었다. 또 "색종이 접기 같은 행사는 오히려 쓰레기를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기도.

그러나 '거저한마당'에 참여한 사람들은 입을 모아 "오늘 진정 얻은 것은 공동체 소속감과 환경 의식이다"며 "작은 지역 축제를 내실 있게 진행해 좋다", "다른 아파트에서도 이런 행사들이 자주, 많이 생겼으면 한다"는 평이었다.

김정도(21)씨는 "거저축제가 주민이 주최가 되어 다른 아파트 단지에도 하며, 정례화되었으면 한다"며 "거저축제가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쉼쉬는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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