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일홍의 세상사는 이야기>

한 해의 마지막 때인 세밑이 가까워 온다.

국내외 정세가 어수선하고 서민들의 팍팍한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때일수록 평상심을 일지 말아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의사인 이희대씨는 암이 11번 재발하고 대수술을 6번 받은 암 환자지만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그는 “사람을 죽이는 건 암 세포가 아니라 절망”이라고 했다.

유태인 정신분석의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죽었던 시기는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전쟁이 끝나리라는 희망을 가졌던 사람들의 꿈이 좌절됐을 때다”고 했다.

키에르 케고르도 ‘절망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절망은 우리를 죽이지만 희망은 우리를 살린다.

이희대씨는 “암 환자는 동굴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터널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동굴은 어둠이지만 터널은 언젠간 밝음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며칠 전 한국인의 약 50%가 자신을 하층민으로 여긴다는 통계청 발표를 듣고 충격을 느꼈다. 정말 한국의 중산층은 몰락하거나 붕괴할 것일까? 단지 물질적 소유를 계층의 척도로 삼는 사회가 온전하고 온당한 사회일까?

▲ 장일홍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이곳이 캄캄한 동굴이 아니라 터널이고, 그 터널의 끝에 밝은 희망이 있다는 정신의 의젓함과 여유가 우리를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리라 믿는다.

그래서 영국 시인 셸리는 <겨울이 오면 봄은 멀지 않으리...>라고 했고 프랑스 시인 발레리는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지...>라고 노래했던 것이다. <제주의소리>

<장일홍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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