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지질명소’ 활성화] (2) 제주가 나아갈 방향? 지질관광은 하나의 해답

▲ 지질관광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지질트레일.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시, 서귀포시가 추진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핵심마을 활성화 사업’은 각 마을의 지질자원을 마을산업과 연계해 활용하고, 그 이익과 성과가 마을주민들에게 직접 환원되도록 하는게 최대 목표다. ‘지질관광의 도입’은 하나의 징검다리로 볼 수 있다.  

지질관광이란 말그대로 지역의 지질자원을 관광자원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환경파괴를 수반하는 관광지 개발과는 격이 다르다. 그 지역의 환경, 문화, 미학, 유산 등 지리학적 특성을 유지하거나 강화해 관광객에게 교육적, 자연보존적 가치를 심어주는 자연여행이다.

마을주민의 참여를 통해 관광으로 인한 이익이 마을주민에게 돌아가고, 마을주민은 지역유산의 중요성에 대해 폭넓게 인식하게 되며, 이를 통해 ‘유산 보전의 선순환’을 가능케하는 지속가능한 관광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질관광의 도입을 위해 제주 세계지질공원 9개 핵심명소가 속해있는 6개 마을별로 지질관광 테마를 발굴하고, 이 테마에 맞게 지역 지질자원을 체험할 수 있는 트레일, 체험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질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마을별 지질관광 테마는 지역주민은 물론 행정, 전문가 집단의 참여 아래 지질자원뿐만 아니라 역사, 인문, 문화, 산업 등 마을의 모든 자원을 다각적으로 분석, 도출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마을의 지질 명소와 관광자원을 연계한 코스를 걸으며 각 마을의 지질과 문화의 특성을 알게하는 ‘지질트레일’, 방문객들이 마을 지질에 대해 쉽고 올바르게 접근하도록 하는 ‘지질체험프로그램’, 그리고 그 마을의 지질과 인문, 문화가 밀접하게 결합된 ‘지질문화 축제’가 개발된다.

제주에서 지질관광이 가장 앞선 곳은 낙조(落照)로 유명한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지역이다. 이미 3년 전부터 마을주민이 중심이 되어 지질트레일을 구축,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수월봉 엉알길, 당산봉 트레일, 차귀도 트레일의 3개 코스로 이뤄진 수월봉 지질트레일은, ‘지질학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학술적, 경관적으로 가치가 있는 수월봉 인근 지질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마을주민에 대한 수차례의 지질 해설 교육을 통해 주민이 직접 지질해설사로 나서 트레일을 운영하고, 마을주민과 업체들이 파트너십을 구축해 트레일의 지속적인 관리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 2011년부터 해마다 개최되는 ‘수월봉 국제지질트레일 대회’에는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 지질관광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제주시 한경면 수월봉 지질트레일.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시, 서귀포시는 지질관광의 경험이 일천한 제주에서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수월봉 트레일의 발전 방안과 관련해 앞으로 지역업체와의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새로운 지질체험상품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5개 마을에 대해서는 발굴된 마을별 테마를 바탕으로 지역여건과 인프라에 맞춰 지질 트레일과 지질체험상품 등을 선별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가령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지역의 경우 사계리를 비롯해 인근의 덕수, 화순리의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함께 과거 대정현(縣)으로서의 다양한 유적, 그리고 지역의 많은 신당(神堂)들을 활용해 이야기가 있는 지질트레일 코스로 특화하고, 이에 맞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식이다.

만장굴 지역은 거문오름을 비롯한 세계자연유산지역을 중심으로, 세계자연유산과 세계지질공원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지질트레일을 구축하고, 향후 인근의 선흘곶자왈과 블랙푸드 사업단지와 연계해 ‘힐링’을 테마로 한 지질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지역에 남아있는 지질과 관련된 다양한 풍습을 재현, 지질과 연관된 마을의 문화축제를 발굴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그 밖의 지역도 마을 특성과 인프라를 감안해 지역 특색에 맞는 테마를 발굴하고, 지질관광상품을 내놓게 된다.

개발되는 지질관광상품은 마을주민 가이드가 동행하는 스토리텔링 생태관광상품으로, 마을의 특징을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육성한다.

또 지질관광상품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해설과 교육을 강화, 지역의 자연과 문화에 대한 관광객의 이해를 돕고, 지역주민에 의한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발전을 도모한다.
 
인프라적인 측면에서는 제주의 핵심 지질명소와 마을을 소개하고, 개발되는 지질관광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지질관광홍보 웹사이트를 구축, 국내외 관광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게 된다.

지질관광홍보 웹사이트는 단순히 정보제공에 그치지 않고, 관광상품을 예약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마을주민을 중심으로 상품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광객과 마을주민 간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게 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제주관광공사와 제주시, 서귀포시는 지질관광상품을 지질관광의 성격을 가진 생태관광이자 교육의 기능을 가진 교육관광, 그리고 힐링과 휴양의 기능을 하는 도보여행의 성격을 두루 갖춘 새로운 개념의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제주의소리>

<김성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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