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대통령 교감 파문] 새누리 입당전후 '실세 접촉설' 파다...대통령까지 거명한 이유는?
 

   

'누구를 만났다.' '누가 뒤에 있다'는 각종 설이 난무했다. 그리고 급기야 절정으로 치달아 박근혜 대통령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갑오년 새해 벽두부터 우근민 제주도지사의 ‘청와대 교감설’ 발언과 이를 뒤집는 ‘거짓말’ 해명으로 비롯된 파문이 정가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  

우근민 지사가 지난 3일 새누리당 제주도당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자신의 새누리당 입당 과정에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전 교감이 있었음을 ‘고해성사’(?)하듯 스스로 밝혀 현장에 있던 언론들이 이를 보도한 것을 두고 “견강부회”니, “근거 없는 억측”이니 하는 말로 되레 언론과 비판 여론을 향해 화살을 겨눈 탓이다.

민주당 중앙당이 우 지사 발언 이튿날인 4일 낮 논평 발표를 통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선거에 직접 개입한 아주 나쁜 사례”라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공작.관권선거 모습이다. 청와대는 우 지사의 입당과 무슨 관계가 있는 상세히 밝히라”고 강력히 성토하고 나서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더욱 커져갔다.

이에 우 지사와 몇몇 측근 들은 아예 “일부 언론이 단순한 인사말을 견강부회하고 확대해석해 발언에 없는 내용까지 보도하면서 도민사회의 혼란을 유도하고 있다”는 보도(해명)자료까지 내 유감을 표하는 등, 불과 하루 전에 공식석상에서 내뱉은 자신의 말까지 ‘모르쇠’하는 그들 스스로 ‘견강부회’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청와대·여당실세 접촉설 추석직후 파다…몇몇 실명 꾸준히 거론

우 지사의 막후 실세 접촉설, 청와대 접촉설은 지난해 추석 직후부터 제주정가에 파다한 소문으로 퍼져 나갔다.  

자신의 정치적 뿌리라고 해왔던 민주당을 떠나 새누리당 입당 ‘노크’가 '성추행' 전력으로 논란이 커지고, 새누리당내 반대 여론이 만들어지면서부터 청와대의 모 핵심인사를 만났다느니, 여당의 막후 실세와 직접 만나 입당을 논의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무성히 퍼져 나갔다.

우 지사가 3일 신년인사회에서 직접 직접 밝힌 것처럼 새누리당 입당 과정은 녹록치 못했다. 1만7000명이라는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당원 동반입당을 성사시켰지만 “성추행 전력의 도지사를 입당시키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도당의 내부 반발기류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이다.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작년 11월 ‘조용한’ 제주 방문 후 입당 급물살

우 지사의 입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청와대 핵심 인사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고는 어렵다는 이야기가 처음 흘러나온 것도 지난해 추석 무렵 지사 측근들과 새누리당 제주도당 주변에서부터다.

청와대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중앙 실세와 만나 입당과 공천 과정에 대해 논의를 했다느니, 여당 핵심 인사가 아예 우 지사의 입당 원서를 보관하면서 입당 ‘타이밍’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꾸준히 설왕설래 했다.

실제로 우 지사의 입당 문제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지난해 11월10일 새누리당의 대표적 실세인 홍문종 사무총장이 조용히(?) 제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그의 방문 후 우 지사의 입당은 급물살을 탔다.

당시 홍문종 사무총장은 우근민 지사와 강지용 도당위원장을 각각 모처에서 회동을 가진 후, 도당에는 우 지사의 입당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라고 요구했고, 그렇지 않을 경우 중앙당에서 직접 처리하겠다는 의중을 밝혔다는 꽤 그럴듯한 소문까지 나돌았다.

결과도 맞아 떨어졌다. 우 지사의 ‘성추행’ 전력을 들어 내부의 강력한 찬반 논란이 일자 도당은 “도당을 살리기 위한 복안”이라며, 결국 우 지사의 입당 여부를 중앙당에 위임해 중앙당이 직접 입당을 결정지었다.

앞서 우 지사도 지난 해 9월17일 도청 기자실을 찾아 "사실 중앙당과 제가 얘기하고 있다"며 "(입당 논의가) 깊숙이 되고 있다"며 중앙당과의 접촉을 시인한 바 있다.

강지용 도당위원장 역시 같은 달 12일 도당사 기자회견에서 “우근민 지사가 중앙당 고위인사를 통해 입당의사를 타진했다”고 밝히는 등 우 지사의 중앙접촉설 정황과 정보는 끊이지 않았다.

막후 실세 접촉설의 클라이맥스(climax)는 3일 새누리당 신년인사회에서 터져나왔다. 그것도 우 지사 본인 입에서. 아무도 예측 못한 박근혜 대통령을 우 지사가 직접 거명했다. 사실상 자진의 입당에는 박 대통령이 있었음을 스스로 밝힌 발언이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께서 일을 하실 때 지방정부의 버팀목이 절대 필요하다는 얘기를 저한테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중앙정부와 함께 제주도 발전을 위해서 우 지사가 같이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 하는 얘기를 듣고, 의기투합했고, 의신전심으로 뜻을 모았습니다."   

우 지사가 왜 갑작스레 박근혜 대통령카드를 꺼내 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에게 말을 해 줬다는 거다. 진실을 규명해야 할 책임은 우근민 지사에게 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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