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장, 식사‧술 겸한 이상한 간담회 연일 개최…연두방문이야? 간담회야?

 

▲ 김상오 제주시장이 지난주부터 비공개 일정으로 시내 각 동지역을 순회 방문하며 지역자생단체장들과 술과 음식이 제공된 오찬과 만찬 일정을 이어가고 있어 '관권선거'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도 27일 긴급논평을 내고 선관위와 감사위의 엄중한 조사를 촉구했다. 사진은 27일 제주시 건입동 모 음식점에서 자생단체장 및 일부 지역공무원들과 가진 오찬 모습.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여 앞두고 우근민 제주도지사로부터 최장수 행정시장이란 확실한 신임(?)을 얻은 김상오 제주시장의 ‘이상한 행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우근민 도정의 치적 홍보로 구설수에 오른데 이어, 지난주부터 간담회를 명분으로 시내 각 동지역 자생단체장들을 불러 모아놓고 음식대접까지 하고 있어 사실상 ‘관권선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상오 시장이 최근 제주시여성대학 총동문회 신‧구 회장 이‧취임식에서 ‘도를 넘는’ 도정홍보로 입방아에 오르더니, 지난주부터 비공개 일정으로 시내 각 동지역을 순회 방문하며 지역자생단체장들과 술까지 제공된 오찬과 만찬을 나누고 있어 비난을 자초하는 것. 

김 시장은 27일 낮 12시 제주시내 건입동 모 음식점에서 20명 가까운 이 지역 자생단체장들과 오찬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간담회는 ‘시정 현안사항’과 ‘신구간 쓰레기처리 문제’ 등을 다루는 자리였다는 것이 제주시의 설명.  

그러나 지역단체장들과의 간담회라면서 해당 지역 현안과 무관한 윤선홍 탐라도서관장과 김경윤 스포츠지원과장 등 사무관들까지 식사 자리에 불러들여 눈총을 사고 있다.

# 업무시간에 지역과 무관한 공무원들은 왜 불렀을까?

윤선홍 관장은 지난 2006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건입동장을 장기간 지냈고, 김경윤 과장의 경우 현재 건입동에 거주하고 있다. 윤‧김 사무관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는 유일한 ‘끈’은 각각 건입동장 출신이란 점과 현재 건입동 거주민이란 이유가 전부다.
 
특히 식사제공 등 이날 간담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회의 참석자에게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는 예외규정이 있지만, 이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사무 수행이 목적이어야 하며, 사전에 구체적인 회의방법과 참석 범위 등을 정해야 한다.

그러나 김 시장의 이번 간담회는 시청 홈페이지 시장 일정이나 언론에 배포하는 일일행사 일정에도 포함되지 않은 이른바 ‘비공개 일정’이다.

이와 관련 김 시장은 이미 지난 주 22일 봉개동을 시작으로 연동, 노형동, 삼도1동에서 같은 형식의 간담회 행사를 비공개로 치렀다.

오늘(27일)도 건입동 오찬에 이어 오후 용담1동 자생단체장 20여명과 용담해안도로 ‘H’음식점에서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었으나 논란이 불거지면서 급히 일정이 최소된 상태다.

당연히 주중 예정됐던 다른 동지역 간담회도 잇따라 모두 취소됐다.

제주시 간부 공무원 A씨는 “읍면지역 연두방문이 우근민 지사의 지휘 아래 최근 마무리되면서 동 지역 연두방문을 안갈수 없어 평소와 다르게 간소화해 치르려 했던 것이 이런 오해를 불러온 것 같다”면서 “다른 정치적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제주시는 이번 논란으로 설 명절 이후 공식적인 동 지역 연두방문을 개최할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 민주당, 긴급논평 내고 '선관위' '감사위' 엄정 조사 촉구

이런 가운데, 민주당 제주도당은 27일 긴급논평을 내고 ‘수상한 음식점 간담회’에 대한 선관위와 감사위의 엄중하고도 철저한 조사를 즉각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언론을 통해 드러난 김상오 시장의 음식점 간담회가 공식일정에 없는 비공식 간담회라는 점, 김 시장이 음식을 제공했다는 점, 동지역 시정현안과 무관한 공무원이 참석한 점, 간담회라면서 자료도 준비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루어 순수한 간담회라고 볼 수 없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논평은 “이는 우근민 지사의 재선을 위한 사실상의 사전 선거운동이라는 의혹을 강력히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가뜩이나 예년에 없던 읍면동 연두방문으로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우근민 지사가 최근에는 민선5기 제주도정의 치적을 홍보하는 홍보물을 만들어 배포하거나 이같은 치적을 공무원들에게 숙지하도록 하고, 5급 이상 사무관을 대상으로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한중FTA, 재선충 방제, 특별법 제도개선 등 산적한 현안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유독 도정의 치적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순수히 볼 수 있나”면서 “이런 와중에 포착된 이번 김상오 시장의 ‘수상한 간담회’는 우근민 도정이 사실상 선거체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 정황”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당은 또, “이번 음식점 간담회는 자치단체장의 업무 차원이라고 보기에는 공무원 참석자 면면, 비공개 일정 등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라면서 “선관위와 감사위는 신속하고 엄중한 조사를 통해 선거법 위반 여부와 세간에 팽배한 관권선거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에 나서라”고 강력 촉구했다.

한편, 김상오 제주시장은 지난 21일 제주시 여성대학총동문회 정기총회에 격려차 참석, 우근민 지사의 부인 박승련 씨가 동석한 자리에서 30여분 가까이 제주도정의 치적을 홍보해 참석 동문들로부터 눈총을 산 바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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