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승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고혜수(18, 신성여자고등학교)양, 고경규(15, 제주제일중)군 .

신성여고 '봉사왕' 고혜수-뇌종양 앓았던 제일중 고경규, 환자 가발용 기부

학생 남매가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백혈병 환자를 위해 기부했다.

주인공은 제주시 신성여자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고혜수(18) 양이다.

14일 혜수양은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동생 고경규(15, 제주제일중) 군과 함께 설에 받은 새뱃돈과 머리카락을 기부했다.

머리카락 기부에는 동병상련이 작용했다.

혜수양은 “동생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뇌종양을 앓았어요. 그때 항암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머리카락이 빠져서 가슴이 아팠어요”라며 “한 번도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적이 없었는데, 엄마가 머리카락을 백혈병 환자를 위해 기부해 보자고 해서 바로 머리카락을 잘랐어요”라고 말했다.

 

▲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고혜수 양.

혜수양은 또래들에게 '봉사왕'으로도 통한다.

봉사동아리 2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1개 동아리는 직접 회장을 맡고 있다.

“의무 시간을 채우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자발적인 참여가 됐으면 좋겠어요. 남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너무 좋아요”

어머니 오영희씨는 “혜수가 예전에 친구들과 같이 곶자왈 보호 캠페인으로 길거리에서 직접 만든 비누를 팔아 수익금을 기부한 적이 있었는데, 집에 있는 비누를 모두 가져다 판 적도 있다”며 “학원을 못다니는 친구를 위해 자기가 다니는 학원을 줄일테니 어려운 친구를 대신 학원에 보내달라고 하기도 한다”고 기특해 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기 전 고혜수 양.

혜수양은 자신이 기부한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을 환자들이 쓴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설렌다고 했다.

뇌종양에서 완쾌된 경규군은 “누나와 같이 기부를 하게돼 너무 기뻐요”라며 “새뱃돈을 기부했다고 아쉽거나 하지 않아요. 앞으로도 계속 도움을 주고 싶어요”라고 했다.

고승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이제까지 머리카락 기부는 처음 받아본다. 하지만 정말 뜻 깊은 기부다"며 “혜수양이 단발머리가 정말 잘 어울린다. 혜수양과 경구군 같은 학생이 있어 정말 기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제주의소리>

<이동건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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