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새해
시끌벅적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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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세계 증시가 많이 흔들렸다. 적어도 어제, 2월 11일 미국 연준의 새 의장 자넷 옐런의 첫 의회 청문회 발언 이전까지는 그랬다. 미국 다우지수와 홍콩 항셍지수가 각각 4.5% 및 5.7% 하락했고 일본의 니케이지수는 9.7%나 하락했다. 주로 다음 세가지 악재가 이야기되어왔다.

첫째 지난해 12월에 결정하여 금년 1월부터 착수한 연준의 테이퍼링, 즉 월별 채권매입 규모의 축소, 둘째 미국의 고용 지표, 그리고 셋째 중국의 성장둔화가 그것이다. 거기에 최근 아르헨티나 터키 등 이머징(emerging) 국가들의 외환쇼크도 이런 우려를 부채질했다.

그러나 연준의 돈 찍어내기는 여전하다. 테이퍼링 와중에서도 연준의 몸집은 계속해서 부풀고 있다. 해가 바뀌면서 국채 및 모기지 증권의 잔액이 또다시 790조달러 증가하여 총자산이 드디어 4조달러 대에 돌입했다. 어제 옐런 의장은 이제까지의 기조에 큰 변동은 없다고 하면서도 앞으로의 경제 동향, 특히 노동시장의 개선 전망에 따라 테이퍼링의 속도를 늦출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월별 취업자 증가를 가늠하는 미국 노동청의 급여 조사 (payroll survey)가 12월의 7만5000명에 이어 1월에 11만3000명이라는 집계를 내놓은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최근 수년간의 경기회복 과정에서 이 숫자가 월 15만명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노동청은 같은날 급여조사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가계 조사(household survey) 결과도 발표했는데 이것에 의하면 1월 중 실업률이 6.6%로 오히려 개선되었다.

그러나 이는 금년 초 장기실업수당 지급이 종료된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즉 일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돈을 받고 일을 했으면 취업자로 간주하고 있는 현행 고용 통계방식이 뜻밖의 실업률 하락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심쩍은 미국 실업률 개선

옐런 의장이 강조한 "노동시장의 보다 신중한 평가"는 바로 이 가계조사 결과에 대한 확신이 결여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머징 국가들의 문제가 선진국들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문제의 다섯 나라, 즉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러시아, 터키를 합치면 세계 경제의 12%를 점한다.

그러나 이머징 국가들의 체질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는 많이 달라졌다. 골드만 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의 외채는 연간 수출액의 160%에 달했던 것이 70%로 낮아졌고 외환보유액도 외채 대비 두배 이상 개선됐다.

중국은 어떤가? 특히 시장의 관심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의 부실이 이미 그 속도가 줄고 있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더 끌어내리지 않을까에 모아진다.

중국의 경우 그림자 금융의 가장 큰 주체는 투자신탁회사다. 중국은 지난 수년간 글로벌 금융위기를 이겨내는 과정에서 막대한 돈을 대출을 통해서 시중에 풀었다. 그 중에서 최소한 3분의 1 이상이 투신사를 통해 나갔을 것이라는 것이 블룸버그의 추산이다.

최근 중국 최대의 투신사인 차이나 크레딧 트러스트(China Credit Trust)에서 문제가 생겼다. 3년 전 약정 수익률 10%를 내걸고 자금을 모집했던 상품이 1월 말에 만기가 되었는데 거액의 대출을 해주었던 탄광의 대표가 구속되면서 부도를 낸 것이다.

투신사에 자금을 맡기는 층은 예금 은행들이 제시하는 이자율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유층들이다. 또한 예금 은행들이 선뜻 대출 결정을 하지 못하는 사업자들이 투신사에 손을 내민다. 주로 부동산 개발이나 광산업과 같이 손이 큰 업종들이 이에 속한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

차이나 크레딧의 경우는 담보로 받아두었던 탄광의 주식을 매각하여 원리금을 상환했다. 원금은 전액을 갚았지만 마지막 한 해의 수익률은 약정에 못 미치는 3%를 지급함으로써 사태가 마무리되었다.

이것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중국의 경우 그림자 금융은 오히려 자유시장의 원리가 작동하는 부문이다. 악성의 부실은 관치가 작동하는 국영 예금은행들에서 발생했었다.

이렇게 간추려 보면 금년 들어 시장이 우려해 왔던 3대 글로벌 악재는 작년 호황의 뒤끝에 따라 오는 심리적 불안에 불과한 느낌이다. 더욱이 어제 옐런 의장의 청문회 발언 이후 글로벌 증권시장의 분위기는 한동안 반전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시끌벅적한 새해의 출발이 말띠 해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 김국주 전 제주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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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내일신문> 2월 12일자 '김국주의 글로벌경제' 에 실린 내용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제주의소리>에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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