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제주국제화아카데미, 엄서호 교수 "역사문화도시가 돼야"

   
 
 
글로벌 마인드 확산을 위한 '제2회 제주국제화아카데미'가 18일 오후 2시 제주대 국제교류회관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주최, 제주대학교 주관, KCTV 제주방송과 제주의 소리 후원으로 열렸다.

두번째 마련된 이날 강연에는 진철훈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과 고충석 제주대 총장, 김희열 제주대 국제교류센터소장, 김순두 KCTV 제주방송 사장을 비롯해 관광기관 및 단체와 관광종사자 등 300여명이 참석해 제주관광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아카데미 강연에서 두번째로 나선 엄서호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는 "제주에서의 가장 큰 자원은 '문화'"라며 "새로운 빛을 발하기 위해선 기존의 가치 체계를 바꿔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 입도국의 공통점은?

먼저 세계의 관광객 수를 소개한 엄 교수는 "2003년도 외래관광객 입국자수를 보면 1위 프랑스 7500만, 2위 스페인 5200만, 3위 미국 4100만, 4위 이탈리아 3960만, 5위 중국 3290만, 12위 홍콩 1554만, 35위 한국 475만명"이라며 "1위에서 5위, 5위에서 35위사이에 태국, 방콕 등 여러 나라가 있을 수 있지만 이처럼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바로 세계사에 중심에 있었던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말해 교과서에 나오는 관광대국의 공통점은 세계문화사의 중심국, 세계 경제의 중심국, 기후와 자연경관 좋은 나라들로서, 이 세가지가 갖추어진 곳은 굳이 오라고 할 필요가 없다"며 "이는 세계사에 이들 나라가 이미 잘 소개돼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연 한국과 제주가 인위적으로 단기간 내에 관광대국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조건인가"라고 되묻곤, "과연 우리나라의 관광 나이는 몇살인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따졌다.

   
 
▲ 경청 중인 참가객들.
 
# 우리나라 관광나이는 몇살?....프랑스는 약 40살,  한국은 9살

"프랑스의 관광 나이가 40살 정도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9살에서 10살 쯤 될 것"이라는 그는 "한국인의 특성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며 또 이를 극복하려는 점이 장점일 것, 우리에겐 9살에 맞는 관광 정책과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역할은 8~9살의 관광나이를 청소년으로 끌어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며 "외국에 알리기 위해선 세계화, 국제화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의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관광선진국은 다름아닌 '살기 좋은 곳을 만드는 것"과 '세계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는 것.

이에대해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제주관광을 바꿀 수 없다"며 '대량관광->품질관광', '프로페셔널 관광->아마추어관광', '환경파괴적 관광->지속가능한 관광' 등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세가지의 방향성을 들었다.

그는 "제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라산'도 있지만 무엇보다 '제주의 문화'라고 본다"며 "언젠가 제주의 문화가 전면에 등장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제주역사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관광패러다임을 바꿔줄 수 있는 나라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중국관광객의 특성은 저비용 관광"이라고 제주관광의 타켓 방향을 제시했다.

   
 
▲ 열강하는 엄서호 경기대 관광학부 교수
 

# 탈출형 관광→목적형 관광으로

"과거의 관광은 자동차로 비유할 때 '충전'이 아닌 '방전'의 관광이었다면 앞으로의 관광형태는 체험형 관광으로서 농사체험, 농수산물 수확체험, 농어촌체험, 계절체험, 자연체험으로 가고 있다"고 생태체험관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과거의 관광은 자동차로 비유할 때 '충전'이 아닌 '방전'의 관광이었다면 앞으로의 관광형태는 체험형 관광으로서 농사체험, 농수산물 수확체험, 농어촌체험, 계절체험, 자연체험으로 가고 있다"고 생태체험관광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함께 "건강, 치유, 미용 등 기능성 관광과 이벤트와 레저스포츠를 즐기는 참여형 관광이야말로 한류가 상징하는 목적형 관광의 샘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눈 티끌 없애주는 할머니 장사도 훌륭한 '관광상품'"

그는 또 자그마한 곳에서 차별화된 상품을 찾아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 생활, 풍습 등을 하나 하나 발굴 할 수 있으며 실제 제주엔 그러한 소재들이 너무나 많다"고 가능성을 부여했다.

이와관련 "삼양해수욕장에서 눈에 티끌을 뽑아주는 한 할머니의 장사도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훌륭한 관광상품"이라며 "한번은 외국인 관광객을 소개했더니 '원더풀'하며 감탄해 하더라"고 사례를 들기도 했다.

'벌통'을 어디에 놓을 것인가?....'벌통형 개발 방식' 도입해야
벌=관광자, 꽃=관광자원, 벌통=숙박 및 편의시설

그는 벌은 관광자요, 꽃을 관광자원, 벌통은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라고 비유한 후 새로운 '벌통형 개발방식'에 대해 피력했다.

'벌통형 개발방식'에는 원칙이 있다는 그는 "단위 관광지의 숙박시설을 최소화하고 거점 지역에 숙박시설 등 관광시설을 집중 개발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설악산 관광지는 이미 그 중심에는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고 있다"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거점 지역과 단위 관광지의 교통을 연계하는 편의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방식은 관광개발지를 중심으로 숙박시설을 집중적으로 설치하는 대규모 리조트 방식이었다"며 "물론 그 방식도 일부분 필요하지만 인근 취락지역에 숙박시설을 마련하는 벌통형 개발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정, 남원, 표선, 애월, 한림. 세화 등이 벌통이 들어설 위치로서 도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금강산 개발방식은 바로 벌통형 개발방식을 간과하고 있으며 금강산 관광의 이익은 금강산 인근 주민에게 돌아가야하는 것은 자명한 이치인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벌통형 관광개발방식'을 설명하는 엄서호 경기대 교수
 

# 프로페셔널 관광에서 '아마추어 관광'으로

그는 또 프로페셔널 관광에서 아마추어 관광으로 가야한다며 '관광모자론'을 폈다.

즉, 모자만 쓰는 아마추어 관광은 유니폼까지 입는 프로페셔널 관광 만큼 중요하다는 것. 그는 "전 분야에 관광마인드를 접목시킬 수 있다"며 "철새, 경관, 계곡, 마을 숲 등 모든 요소들이 생태관광으로 자원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민속, 민간요법, 방언, 해병대(병영)체험, 산사체험 등 모두가 상품으로 가능하다"며 "보말미역국도 가장 좋은 관광상품으로서 향토기능사를 선발, 육성해야 한다"고 새로운 자원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살기좋은 역사문화 도시가 돼야한다"며 '제주시 역사문화도시 거듭나기 프로젝트'를 제주관광의 보편성 확보를 위한 프로관광활성화 전략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서귀포 예례동 경우는 서귀포 휴양벨트로 조성하고, 제주도 순환.횡단 경전철 도입과 역세권 벌통형 방식 개발 역시 프로관광을 위한 보편적 전략으로 제시했다.

그는 "환경보존론자이지만 환경운동가는 아니다"며 "환경은 최고의 상품으로 포장하기 위해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드러내기도 했다.

# '타임쉐어링' 도입으로 휴양펜션업 활성화 필요

그는 '타임쉐어링' 시스템의 도입을 강조하며 "기존 콘도가 공급자 중심의 관리였다면 진정한 타임쉐어링은 시기별로 가격을 차별화해 잔존 이용권을 인터넷으로 교환해주는 등의 대리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방법의 장점은 상시 체류 인원을 확보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휴가 분산과 먹고 사는 것에 대한 상대적 빈곤감이 아니라 여가생활에 대한 상대적 빈곤감을 해소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아마추어 체험관광을 위한 상품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개별적으로 진행중인 소규모 투자자의 구슬을 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준비된 사람들' 지원하는 '선택과 집중' 필요

이어 "제주관광은 각자가 모든 분야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그는 "문제는 개인별, 업체별 노력들이 '1+1= 3'이 되는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일 것"이라며 "결국 의식의 변화가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도민 의식 전환을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의식의 변화를 가져온 것이 바로 '국제자유도시'"라며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국제자유도시라는 큰 틀에서 NGO, 행정, 도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 소위 '준비된 사람들'을 잘 지원해주는 인센티브를 통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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