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선충 고사목을 제거하며 곶자왈이 파괴되는 등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사진=곶자왈사람들>

진입로 확보 과정서 동백동산 곶자왈 수난..."산림청, 제주시와 협의도 안해"

재선충병으로 인해 소나무 뿐만 아니라 곶자왈까지 훼손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구잡이로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하며 문화재보호구역 곶자왈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환경단체인 곶자왈사람들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 동백동산 소나무 고사목 제거현장을 조사한 결과 중장비 진입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곶자왈 훼손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목시물굴 입구 근처 현장 소나무 고사목을 제거하기 위해 폭이 3m정도, 길이 700여 m 정도의 진입로가 곶자왈을 관통하며 개설됐고, 이 과정에서 동백나무, 종가시나무, 황칠나무, 구실 잣밤나무, 사스레피, 조록나무  등 10여 종의 나무 100여 그루 이상이 잘려나갔으 며 이 중 직경 15cm 이상이 되는 것도 30~40그루 정도나 됐다.

진입로 맨 안쪽에는 백서향이 30개체 정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고, 작업과정에서  꺾이고 소나무 고사목들과 엉켜있는 모습도 확인됐다. 동백동산은 백서향 자생지 등으로 제주도지정 문화재다.

▲ 재선충 고사목을 제거하며 곶자왈이 파괴되는 등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사진=곶자왈사람들>
예전에 선흘리 주민들이 떠다가 음용수로 사용했던 윗세물이 있는 곳으로 폭이 3m 정도에 길이 800여m 정도의 진입로가 개설됐다.

습지와 인접하여 진입로가 생기면서 포획금지 야생동물인 제주도롱뇽이 죽은 채 발견됐고, 또한 동백나무, 황칠나무, 종가시나무, 상수리나무 등 100여 그루 이상 잘려  나갔으며 이 중 직경 15cm 이상이 되는 것도 30그루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소나무 고사목 2그루를 제거하기 위해 폭 3m, 길이 20~30m 정도의 곶자왈 내 나무 수십여 그루 모두 잘려나가 바닥에 방치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됐다. 황칠나무 소 군락이 대부분 잘려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동백동산 탐방로 입구(반못 쪽) 인근 현장에도 폭이 3m 정도, 어떤 곳은 폭이 6m 정도에 길이 400~500여m 이상 진입로가 만들어졌다. 이곳 또한 직경 15cm 이상의 나무가 20여 그루 정도 잘려나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음.

▲ 재선충 고사목을 제거하며 곶자왈이 파괴되는 등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사진=곶자왈사람들>
반면에 동백동산 탐방로와 습지보호지역 내 현장에서는 습지보호지역 환경부 소속 지킴이가 현장을 직접 관리, 감독을 하고 있었다. 기존에 있던 길로 중장비가 진입을 하고, 와이어를 이용해 기계로 곶자왈 안에 잘려진 소나무 고사목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곶자왈 훼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곶자왈사람들은 "이번 훼손된 곶자왈 현장은 모두 동백동산 내 곶자왈로 도지정 문화재로 지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생태계 보전지구 1등급, 2등급이 포함돼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람 "산림청 소유 곶자왈로 고사목 제거 담당기관은 산림청 국림산림과학원 난아열대산림연구소"라고 비판했다.

곶자왈사람들은 "생태계 1.2등급지, 문화재 보호지역 등의 고사목 제거를 위한 입목벌채 기준과 보호종에 대한 보호방안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특히 멸종위기 등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태계 1.2등급지에도 사전조사나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고발했다.

또 곶자왈사람들은 "도지정 문화재에서 변경이 이뤄졌지만 산림청은 주무부서인 제주시와 어떤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며 "현재의 고사목 제거에 대한 재검토 및 곶자왈 훼손 저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재선충 고사목을 제거하며 곶자왈이 파괴되는 등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사진=곶자왈사람들>
▲ 재선충 고사목을 제거하며 곶자왈이 파괴되는 등 2차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사진=곶자왈사람들>
.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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