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제와 관광포럼] 제57차 세미나서 김성표 수석연구원이 밝힌 3대 전략은?

 

▲ 제5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수석연구원. ⓒ제주의소리

개발도상국 문턱을 넘어섰더니 이번엔 저성장기라는 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체질개선을 제대로 한다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제주상공회의소(회장 현승탁),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회장 김영진), 삼성경제연구소(SERI, 소장 정기영)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제주은행·제주농협·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후원하는 ‘제5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가 21일 오전 7시 30분 롯데시티호텔제주에서 열렸다.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산업전략2실 수석연구원이 ‘저성장기의 경영전략-경영역량강화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연단에 나섰다.

선진국 반열에 들어서며 더 이상 과거처럼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대. 김 연구원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황기가 단순히 겨울이라면 저성장기는 기후상 ‘소빙하기’와 다름없다는 분석이었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기에 나타나는 성과하락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그 뒤로 미래 투자재원이 고갈되고 기존 경쟁우위의 원천이 약화되는 ‘역량잠식’, 이에 따라 조직구성들의 근로의욕이 저하되는 ‘활력침체’ 단계까지 이어지면 이를 복원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기에 맞서는 대응전략으로 크게 세 가지 역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는 방식들이다.

▲ 제5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수석연구원. ⓒ제주의소리

김 연구원이 제시한 필요역량은 ‘감지력’, ‘집중력’, 그리고 ‘추진력’이다.

‘감지력’은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기민하게 포착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그는 보험회사 알리안츠의 예를 들었다. 저성장기가 되면 보통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지출을 멈추는 것 중 하나가 보험인데, 알리안츠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5명으로 팀을 구성해 각 지역에 급파했다. 대도시, 산업단지, 시골별로 소비자들이 어떤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지를 관찰했고, 내부에서도 민속학자, 심리학자 등 전문과 그룹과 협의해 ‘고객잠재력 분석팀’을 운영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에게 ‘이런 위험에 곧 노출될 것이고, 지금 미리 가입하는 게 이익’이라고 설득해 성공했다. 고객도 인지하지 못하는 요구를 선제안했다는 것. 과거처럼 단순히 겉으로 드러난 고객의 요구를 파악해서 만족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는 분석이었다.

두 번째로 그가 강조한 ‘집중력’은 한정된 자원을 최적 분야에 집중해 사업모델을 재구축하는 역량을 말한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기에 벌이는 사업확장의 경우 “낯선 영역에서는 부족한 전문성과 과열경쟁으로 성공 가능성이 저하된다”며 “인접영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원래 대형 커피 체인점에서만 판매되던 커피머신에서 가정집으로 타깃을 맞춘 ‘네스프레소’의 예를 들었다.

‘작은 성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기에는 홈런을 쳐서 사람들에게 활력을 불어넣기가 힘들다”며 “그럼에도 자꾸 조직원들에게 이 회사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지 않으면 회복하기 힘들다. 작은 성공에 기반한 성장을 구축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저성장기에는 과거와 달리 어디서 타격을 주는 위험이 올 지 모른다”며 “리스크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으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제5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수석연구원. ⓒ제주의소리

마지막 대응전략은 ‘추진력’. 정서적인 부분이었다. 김 연구원은 이를 “일에 대한 보람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열정과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공감’과 ‘공명’을 제시했다. 흔히 말하는 ‘소통’의 바람직한 모델이었다.

김 연구원은 회사에 출근해 노트북을 켜면 개개 임직원에게 회사의 월 실적, 과제 진행, 프로젝트의 내용 등 회사의 경영상황을 세세하게 나타내주는 IBM의 ‘엔터프라이즈 대시보드’를 예로 들었다. CEO가 추구하는 방향을 인지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방법이었다.

또 직원의 업무에 의미부여를 하고 보람을 주고 정서적 동기부여를 강화해 자발적으로 일하도록 고취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예를 들었다.

김 연구원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항공기 안에다 2만4000명의 직원들의 이름을 다 새겨놓았다”며 “금전적인 보상도 좋겠지만 저성장기에는 이것도 마땅치 않고, 충분히 다른 방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세미나를 마무리하며 19세기 영국 런던 템즈강의 예를 들었다. 당시 소빙하기가 찾아와 강이 얼어붙으면서 사람들은 경제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예측과 정 반대였다는 것. 오히려 썰매를 타고 나오는 사람들로 붐볐고, 축제가 열렸고, 인근에 상가들이 형성되면서 경제가 활력을 띠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저성장기에는 준비를 하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적 리더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서 설명한 ‘감지력’, ‘집중력’, ‘추진력’을 한 데 모아서 ‘융합’을 잘 해내는 것이 CEO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제57차 제주경제와관광포럼 세미나에 발표자로 나선 김성표 수석연구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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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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