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제주 스탠딩콘서트 때마다 건물 '울렁울렁'...안전진단 의뢰, 결과 5월말 나와

 

▲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 전경. ⓒ제주의소리DB

제주를 대표하는 초대형 다목적 시설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앞으로 록 밴드나 댄스 가수 등 대중음악 공연을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오는 5월말 완료되는 안전진단에서 건축물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는 공연은 유치하지 말라는 결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중문동에 위치한 ICC제주는 연면적 6만2125㎡, 지상 7층 규모로 국제회의전문시설인 동시에 공연도 가능한 다목적 시설이다. 최근 굵직한 전국 단위, 세계 규모의 행사들이 유치되면서 총회, 연회, 전시회, 콘서트, 스포츠 행사, 학술대회 등이 매달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이번 달에도 제1회 국제전기자동차 엑스포와 이문세 콘서트가 열렸다.

이 중 5층에 있는 탐라홀은 최대 4300석이 설치 가능하고, 가로 45m, 세로 13.5m에 이르는 대형무대, 45.4m의 천장 높이와 웅장한 분위기 등으로 인해 공연기획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공간이다.

문제는 탐라홀이 지상 5층에 위치해있고 가운데 기둥이 없어 격렬한 공연의 경우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는 것.

전문 공연장 시설로 설계된 곳이 아니다보니  대형 음악공연에서 수 천명의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동시에 격렬한 움직임을 하게 될 경우 건물이 흔들려 건축물의 노화가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 5층에 위치한 탐라홀. <사진출처=제주국제컨벤션센터>

ICC제주 관계자는 “최근 드림콘서트와 이문세콘서트 때에도 관객들이 절정을 이루는 공연 분위기에 맞춰 함께 춤을 추거나 할때  바닥이 울렁울렁하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며 “분위기가 흥겨워져서 성인 3000명이 동시에 점프를 했다 착지를 할 때에는 건물에 가해지는 하중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우려 했다.

그러면서 “클래식이나 뮤지컬 같은 공연은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만 록·밴드 같은 대중공연 경우에는 안전문제 때문에 앞으로는 유치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오래전부터 이 문제가 제기돼오다 이번에 용역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동안 ICC 내부에서는 되도록 많은 공연을 유치하려는 마케팅 부서와 건물 노후를 염려하는 시설관리 부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마침 2014년 2월, 건물 준공 후 10년이 지나 안전진단에 돌입하게 됐다. 진단 결과는 5월말 쯤 나온다. ICC 시설관리팀은 관객 기립이 이뤄지는 공연 때 마다 건물이 흔들렸고, 이를 고려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해당 용역사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톱스타급 대중가수들의 음악공연은 앞으로 제주에서 관람 기회가 사라질 전망이다. 최소 2000석 이상의 대형 공연시설이 전무하다보니 공연비용 등을 감안할 때 제주에서의 대규모 공연은 사실상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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