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입동 '제주항 어항 분구' 일부 사업으로 해녀 조업 피해

제주시 건입동 잠수회 해녀들이 '제주항어항분구 조성사업' 일부 공사로 인해 수십년 조업을 해오던 바다를 잃고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 해녀들은 제주시장의 책임있는 중재를 요구하며 10일 3시경 제주시장실에 항의 방문해 '제주항 어항분구 조성사업' 일부 사업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고 또 이과정에서 사업주측이 자신들의 동의서를 위조, 허위 합의서를 작성했다고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건입동 잠수회 해녀들은 하나같이 "150m에 이르는 '서방파제 부분 철거'로 인해 어장이 황폐화되고 항구를 이용하는 배들로 인해 조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서방파제 부분 철거'를 중단하고 또 이 과정에 밝혀진 허위 합의서의 진상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제주항 어항 분구 조성사업'의 조망도, 사진에 파란색 부분이 어장 파괴의 문제를 앉고 있는 '서방파제' 부분 150m.

이들 해녀들은 주장은 "사실상 방파제가 부분 철거되면 항구 내 오.폐물이 인근 바다를 오염시키고, 항구를 드나드는 배들로 인하여 인근에 위치한 어장을 포기하게되 결국 생계가 위협 받는다"는 것이다.

건입동 제주항 일원에 있는 '제주항 어항분구 조성사업'은 대.소형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고 입출의 편리와 어항구와 상항구 분리하여 항분구 설정 등 어선전용출입구 개설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며 이 사업 내용 중 해녀들이 조업권을 침해 받는다고 주장하는 '서방파제 부분 철거'사업이 포함되어 있다.

제주항 어항 분구 조성사업은 지난 94년부터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99년 1월 초안설명회를 거쳐 99년 6월 공사를 착공하기 시작했지만 해녀들은 이 사업에서 서방파제 부분 철거 부분에 대해 명확히 설명을 못 들었으며 또, 동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당사자들의 주장으로 사실상 위조가 됐다고 봐도 무방한 건입동 잠수회 동의서.

한 해녀는 '서방파제 부분 철거'내용이 없는 "제주항 어항공사 실시 조업 손실, 인건비 합의 이행 각서'를 합의 할 때 있던 명의를 누군가가 이 후에 '서쪽 연육방파제 및 서방파제 부분철거와 동시에 준공하는 원칙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서에 명의를 도용했다"며 "이것은 명백한 위조"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들 해녀들은 서방파제 부분 철거 사업이 진행되서야 비로서 부분 철거 사업이 진행되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이미 시작된 공사로 인해 건입동 어장에서 조업이 힘들어 사업이 시작된 9월 25일부터 조업도 포기한 상태다.

건입동 잠수회 고성희 회장은 "선박들의 편의를 위해 해녀들의 생계 터전을 빼앗는 사업이다"며 "사전 동의를 위조하면서 우리들의 생계를 빼앗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고성희 회장은 "하루 하루 조업을 하여 돈을 벌어야 하는 해녀 조업의 특성상 보통 하루에 10만원에서 20만원을 버는데 보름 정도 일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잠수회의 고부심(53)씨는 "공사가 이미 시작되고 서야 방파제 부분 철거를 알게 됐다"면서 "공사 건설 업자들 통해 알아 본 결과 이미 항만청에 동의된 것으로 들어났다"며 "기가막힌 일이다며 이 과정을 철저히 조사해서 진상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최성연(65)씨는 "우리는 단지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온 바다를 지키고 살아왔을 뿐"이라며 "이런 바다를 함부로 하고 우리의 생존권마저 위협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청측은 "최대한 해녀들의 입장을 받아들여 11일 항만청과 세기건설 측과 함께 면담을 하자"고 말했다.

열린 행정, 감동행정 제주시청?

열린 행정과 감동 행정을 주장하는 제주시청이 해녀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아 해녀들이 울분을 더욱 키워 결국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집단 항의 방문을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한 해녀는 "지난 10월 4일부터 관계 기관에 면담과 조사를 요청했는데 '내일 된다'는 말만 반복했다"며 "우리는 조업을 못해 상황이 심각한데도 들은 척도 안 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이번 제주항 어항 분구 사업에 제주시청은 입회자에 불과하지만 관계기관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었다면 '합의서 위조'까지 가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또한 사태가 이미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제주시청은 건입동 잠수회 해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아 일을 더 키우기만 했다.

이날 면담에서도 해녀들은 제주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김태환 제주시장은 다른 행사가 겹친 관계로 인해 성사가 않됐다가 해녀들이 부시장과 합의 후 귀가 하다 만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해녀는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고자하기 보다는 생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인데도 제주시청등 관계 기관들은 철저히 무시만 한다"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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