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144% 수입관세 완전히 철폐해야
수입오렌지 98% 미국산…'생명산업' 끝장날 판

한국과 미국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한 미 양국간에 FTA가 발효되면 앞으로 10년간 양국 간 교역품목의 90% 이상에 대해 관세가 단계적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제주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왔던 감귤이 오렌지 무관세 수입으로 직격탄을 맞게 돼 사실상 '감귤산업 붕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어 감귤농가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포트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3일 오전 5시(한국시간) 미 의회 의사당에서 FTA 공식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양국 정부간 공식 협상은 미 의회의 검토가 끝나는 5월 3일부터 시작되며, 그 사이 양국 정부는 예비 협의를 벌이게 된다. 한미 양국은 내년 3월경 협상을 타결하고 2008년부터 발효할 계획이다.

FTA가 발효되면 양국 정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양국 교역품목 90% 이상에 대해 그 동안 부과해 왔던 관세를 완전히 철폐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WTO/DDA 협상결과에 따라 큰 타격을 입게 될 제주감귤산업은 한미 FTA가 타결돼 비관세품목에 포함될 경우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로 제주1차산업은 물론, 제주경제 전체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게 된다.

현재 외국산 수입감귤 관세는 2004년 기준 144%.

한미 FTA는 WTO 도하아젠다(DDA)에 비해 감귤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WTO/DDA 농협협상 세부원칙에 따르면 한국이 개도국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 향후 10년내에 관세를 30%만 감축하면 되나, 선진국으로 분류될 경우에는 향후 5년 이내에 45%를 감축해 2010년에는 79.2% 수준이 된다. 제주도는 DDA민감품목 대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10월 열린 WTO 주요국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은 관세구간을 각각 4개로 나누되 미국은 최상위 구간을 60%, 유럽연합은 90~90%로 걸정하며, 관세감축률은 미국은 90%, 유럽연합은 50~60%를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감축방식에 따르면 감귤 관세는 지금의 144%에서 14.4%수준으로 떨어져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한미FTA는 이 같은 최소한의 관세마저 완전히 철폐된다. 아무런 수입장벽도 없이 그대로 들어온다. 세계 초대형 시장인 미국 오렌지와 제주 감귤이 허허벌판에서 완전히 1대 1 경쟁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감귤과 경쟁관계에 있는 오렌지는 미국에서 거의 전량(2004년 기준 98.5%)이 수입되고 있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 감귤(오렌지)시장이 완전히 미국에 넘어가게 된다.

감귤은 전국 주요과실 생산량의 25% 가량을 점유하고 있으며, 재배농사는 제주도 전체 농가의 82%, 도 농업 총수입의 50%를 차지하는 제주의 생명산업으로 한미FTA 협상에 따라 관세가 완전히 사라지게 될 경우 제주감귤산업은 그야말로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엄청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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