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소리 정책대담] (1) 원희룡 후보 “공직 편가르기-갑을관계 바로 잡는게 중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비탄에 잠겨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시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쉼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6.4지방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제주의소리]는 ‘세월호 정국’으로 자칫 정책선거가 실종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유권자들에게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 그리고 출마이유를 소상히 알려드리고자 각 당의 도지사후보를 차례로 초청해 대담을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가 ‘조직동원 유세 철저 배격’을 천명했다. 선거 기구표도 아예 없애겠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정국에서 그래야 도민들이 용인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후보는 지난달 30일 [제주의소리]가 마련한 6.4지방선거 후보 초청 대담(‘2014 제주, 미래 제주를 말한다’)에서 “지금 세월호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돈안드는 선거, 정책선거, 비방 금지 등을 약속했던 원 후보는 “제주에서부터 선거운동의 혁명적인 모습을 대한민국 전체를 향해서 보여주려 한다”고 말해, 선거운동 방식에 일대 변화를 예고했다.

원 후보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를 약속했다. 우선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유세를 일절 하지 않겠다고 했다. 또 선거대책위원회에 ‘상징적인 어른’ 몇 분만 이름을 올리는, 기구표와 직책이 없는 선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돈 안드는 선거를 위해 나중에 선관위에서 환급받게될 돈도 가급적 쓰지 않겠다고 했다. 그 돈이면 국가의 안전체계를 정비하는데 써야 한다는 것이다.

원 후보는 “실무적으로 더 검토해서 5월 연휴가 지나면 (선거운동 혁신에 대한)정확한 입장과 방안을 내놓고 중앙당에도 건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근황을 묻자 “세월호와 관련된 활동 외에는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는 원 후보는 자신의 생일, 그러니까 만50세가 되던 지난 2월14일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의소리

“도지사가 개발의 열매 놓고 뒷거래나 해서야...”

그는 제주사회의 현주소와 관련해 공직사회 편가르기, 갑-을(甲-乙) 관계인 관-민(官-民)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이 관계가 바로 서야 경제를 키우고, 문화를 발전시키고, 도민과 소통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이 모든게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원 후보는 “예를 들어 도지사가 개발의 열매를 놓고 뒷거래를 하고, 선거를 의식해서 논공행상을 하고, 다음 선거를 위해서 모든 시간을 경조사나 일상행사, 조직관리에 쓰는 그런 행정은 도민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자신은 기존 편가르기와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게 장점이라는 원 후보는 관이 군림하는 수직적인 관계를 민관협력의 수평적인 협치로 바꾸고, 인사대탕평의 공정 투명한 행정을 펼치겠다고 집권 이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이 완전한 국민참여경선, 이른바 상향식 공천을 강력 반대한 것으로 비쳐진 것에 대해 “당헌에 보면 상향식에는 당원투표와 국민여론조사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어쩌면 유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100% 국민여론조사가 더 철저한 상향식 제도일 수 있다”면서 “(이미)조직이 준비돼 있는 후보들과 경쟁하라고 한다면 승패를 떠나서 조직을 동원하고 해야 하는데 그러면 제가 제주도를 위해 일하겠다는 취지에도 안맞고 중앙당에서 이야기하는 중진차출론과도 안 맞는 얘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특정방식에 대해 유, 불리를 가지고 자기한테 유리한 편법을 주장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새누리당 당헌을 잘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각종 여론조사 1위가 거품이 아니냐는 일부 시각에 대해선 “선수들이 자기 경기에 채점을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후보 평가를 도민 몫으로 돌렸다.

핵심 공약과 관련, 원 후보는 열린 행정, 투명한 행정, 민관협력의 수평적인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농축수산업의 고부가가치화 △관광산업의 질적 도약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한 맞춤형 정책 개발 등을 제시했다.

“땅만 팔고 빌려주는 ‘조차지 개발’ 그만...개발정책 전면 재검토”

▲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의소리
특히 드림타워, 중국자본 유치, 난개발 등에 대해 원 후보는 “개발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며 제주 고유의 가치, 자연과 문화, 공동체를 살리는 개발이어야 하고, 도민이 주체가 되고 도민에게 효과가 미치는 그러한 개발이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도민이 땅만 팔고 땅만 빌려주는 조차지(租借地)가 되는 그런 개발, 도민 속으로 개발의 열매가 돌아오지 않는 그런 개발은 이제는 그만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도의 개발정책을 전면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특히 드림타워는 사업자인 중국 녹지그룹과 재협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원 후보는 그동안 드림타워 건설을 차기 도정으로 넘겨야 된다는 입장을 취해왔으나 재협상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 후보는 일부 야권 후보 등이 제기했던 ‘제주를 한 일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중앙무대에 도전했던 사람이 고향에서 일을 하려면 다시 고향의 크고 작은 일부터 돌아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그동안 제주를 위해)어떤 일을 했고, 이런 거를 하나하나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초점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제가 증인들을 다 세워서 갈 수는 없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한때 ‘강정주민 문전박대설’에 휩싸였던 원 후보는 거꾸로 이번 선거 과정에선 강정마을로부터 방문을 거부당했다. 그러나 원 후보는 강정주민을 문전박대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자신도 문전박대를 당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강정주민들을 위해 좀 더 치열하게, 좀 더 짐을 덜어드리는데 제대로 역할을 못한 점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마치 찾아온 사람을 차도 한 잔 안주고 대화도 안하고 쫓아낸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아무리 정치가 상대방을 깎아내려야 자기에게 반사이익이 오는 거지만 그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강정주민들의 방문 거부에 대해 “문전박대가 아니라 물을 뿌리고 뺨을 맞는 한이 있더라도 대화의 통로를 열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진상조사 등 제가 공식 발표한 5가지 방안을 이행하기 위해 아무리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제주의소리

“강정, 뺨 맞더라도 대화통로 열 것...4년임기 당연히 채울 것”
 
‘5년내 경제규모 2배이상 확대’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을 묻자 원 후보는 “농축수산업이 2배로 가고, 관광이 2배로 가는데 인구유입까지 생각하면 충분히 목표로 삼을 수 있다. 허황된 목표가 아니”라며 “좀 공격적이고 능동적인 목표를 제시해야 제주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원 후보는 이른바 ‘백의종군 서약서’ 얘기가 나오자 자신의 캠프에 ‘조건’을 걸고 참여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태환 전 지사가 도와주는 것도 아무런 조건이 없고, 우근민 지사도 관권선거 시비가 안되는 범위에서 지지자들이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원 후보는 장차 대권 도전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출마 선언에서 ‘제주를 바꾸고, 그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한 발언을 염두에 둔 질문을 던졌더니 곧바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원 후보는 그러나 “(4년동안)곁눈질을 하겠다는 건 아니”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더 큰 꿈, 더 많은 국민에게 인정받는 그러한 제주도정을 이끌기 위해서 도정에 전념하되, 대권 도전은 우선 도민들이 인정하고 동의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4년임기도 채울 것이라고 했다. 그 연장선에서 대권에 도전할지 말지는 하늘이 열어주고, 도민이 밀어줘야 한다고 ‘도지사 재임 이후’를 기약했다. 
 
권력을 도민과 나누겠다는 이른바 ‘수평적 협치’에 대해 그는 관광, 농축산, 도시건축, 환경문화 등 각 부문에서 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에 다양한 전문가들을 참여시키되 도청 실국장은 간사를 맡게될 것이라고 구상을 밝혔다. 이같은 수평적인 협치위원회가 상설적인 심의.의결을 하고 관료집행기구는 수발을 들게 될 것이라고 역할을 구분했다.

‘수석’이라는 화려한 이력이 정치인으로서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원 후보는 “그런 것에 제가 갇히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생 일등’이 중요하다”며 “공부를 하는 건 쉽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진정으로 얻어내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과 협력을 해서 뭔가 공동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그게 정말 어려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필] 원희룡 새누리당 제주도지사 후보 
-서귀포시 중문 출생(1964년)
-제주제일고, 서울대 법대
-서울-여주-부산지검 검사
-제16.17.18대 국회의원
-제17대 대선 한나라당 경선 후보
-6.2지방선거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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