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11일 겐팅·란딩그룹 탄히텍·양지혜 대표 면담…수위 변화? 

카지노 사업 논란 등을 빚고 있는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월드제주’ 프로젝트와 관련, 원희룡 도지사가 “카지노 사업은 건축허가 심의단계에선 전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카지노 논란에 대해 "임기 동안 원칙적으로 카지노 (신규)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는 종전 입장에서 '지금은(건축허가 심의 단계에선)전제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면서 미묘한 온도차를 보여 원 지사의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주목된다. 
 
원희룡 지사는 11일 오전 9시 리조트월드 제주를 추진하고 있는 람정제주개발(주)(이하 람정제주) 관계자들의 예방을 받고 이 같이 말했다. 

이날 면담에는 람정제주를 공동 설립한 홍콩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 양지혜 회장과 겐팅 싱가포르 탄히텍 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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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1일 오전 도청을 방문한 홍콩 란딩국제발전유한회사 양지혜 회장(오른쪽)과 겐팅 싱가포르 탄히텍 사장(왼쪽)을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고 있다. 란딩과 겐팅은 제주신화역사공원내에 '리조트월드제주' 프로젝트를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카지노 허가와 관련, “제주의 법과 규정에 다른 별개의 심의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건축허가 심의단계에선 (카지노 사업을)전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기 동안 카지노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던 종전의 강경 입장에서 수위(?)가 낮아진 발언이다. 

물론, 원칙적으로 카지노 사업은 허가해줄 수 없다는 입장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나, ‘아’ 다르고 ‘어’ 다른것처럼 카지노 사업에 대한 여지를 남긴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대해 겐팅그룹 탄히텍 회장은 “제주도의 입장을 이해하며, 운영모델과 관련해서는 주주들과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해 원 도정의 방침을 적극 수용한다는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문순영 도지사 비서실장은 기자실 브리핑에서 “오늘 도지사와 겐팅·람정 사업자와의 대화에서 카지노에 대해 ‘된다’ ‘안된다’ 등의 구체적 발언은 없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문 실장은 또 “결론적으로 오늘 제주도와 겐팅·란딩 대표자들의 만남은 서로의 입장을 설명하고, 상호 이해를 돕는 수준으로 진행됐다”며 “실무적인 논의는 추후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겐팅그룹 탄히텍 사장은 ‘리조트월드제주’의 사업현황을 보고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 마이스 사업 확대, 관광객 증가 기여 등을 약속했고, 제주의 환경과 사회사업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원 지사도 신화역사공원의 관광객 체류기간을 늘리고, 제주에서 관광객들이 소비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세계적인 명품 테마파크가 이 사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하며, 도민이 우려하는 숙박시설(리조트) 분양사업으로 변질되어선 안된다는 점을 각인시키기도 했다. 

이에 겐팅 탄히텍 사장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면서 “겐팅그룹의 명예를 걸고 동북아 최고 테마파크 명소를 만들겠다. 제주도민의 우려 해소를 위해 테마파크를 우선 건설해 리조트월드제주를 단계적으로 완성해나가겠고, 수익은 전액 테마파크 건설과 운영에 재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신화역사공원, 드림타워, 이호유원지 개발 등 제주에서 카지노 사업을 노린 중국 자본의 투자가 줄을 잇는 가운데, 원희룡 지사의 ‘임기 내 신규 카지노 허가 불가’라는 기존의 방침이 지켜질지, 아니면 어떤 변화를 맞을지 도민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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