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북제주 '을' 선거구 합동토론에선 한때 열린우리당 당내에서 공천을 놓고 경합을 벌였던 김우남 후보와 김용철 후보가 토론회 내내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이날은 김우남 후보가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김용철 후보는 무소속으로 마주했다.

상호토론 시간이 되자 맨먼저 기회가 주어진 김용철 후보가 기다렸다는 듯 김우남 후보를 향해 선제공격에 나섰다.

김용철 후보는 자신의 '전공'(공인회계사)을 십분 발휘했다. 전문적인 경제용어까지 동원해가며 김우남 후보를 몰아세웠다.

재벌 규제 강화 여론이 많은데 정부가 재벌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마련한 공정거래법상의 대책을 알고있는지를 물었다. 이에 김우남 후보가 "구체적인 것은 정확히 모르지만 어차피 재벌은 다 해체되고 있다"고 응수하자 김용철 후보는 다시 재벌 해체냐 제한이냐, 국회의원이 되면 재벌 규제를 놓고 재계 편을 들것이지, 시민단체 편을 들 것이지 등을 따지며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용철 후보, 전문 경제용어 동원 김우남 후보에 공세

김우남 후보, 개발센터. 한칠레FTA  놓고 김용철후보 압박

이번에는 코너에 몰렸던 김우남 후보가 칼을 빼들었다.

김우남 후보 역시 2선의 도의원 경험을 살려 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와 한·칠레 FTA 문제를 놓고 김용철 후보를 압박했다.

김우남 후보는 도의회 농수산위원회 활동 경력을 밑천삼아 이날 발효된 FTA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 따져물었다. 김용철 후보가 잠시 머뭇거리자 이번에는 개발센터의 위상 문제로 주제로 돌렸다. 김용철 후보가 "개발센터는 당연히 제주도로 이관돼야 한다"고 밝히자 김우남 후보는 "세무전문가이니까 그러면 외자유치방안에 묻겠다"며 숨가쁘게 공격을 가했다.

둘간의 공방은 급기야 '열린우리당 적자(適者)' 논쟁으로 번졌다. 적자는 열린우리당 경선에서 배제된 김용철 후보가 열린우리당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열린우리당 적자를 가리기 위해 출마했다"고 한데서 비롯된 말. 비록 김우남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승리했지만 진정한 열린우리당 후보는 제주지역 창당을 주도한 자신이라는 의미가 근저에 깔려있다.

김용철 후보는 김우남 후보에게 민주당 분당과정에서 27명의 의원이 탈당한 날과 열린우리당 창당일, 도지부 결성일, 정동영의장 당내 경선 일, 그리고 김우남 후보의 민주당 탈당 및 입당, 경선 신청일, 의원직 사퇴일짜 등을 꼬치꼬치 캐물었다.

이에대해 김우남 후보가 "잘 모르겠다"거나 자신과 관련된 날짜에 대해서만 답변하자 김용철 후보는 "이상에서 보는 바와 같이 김우남 후보의 입당은 정치적 소신이나 탄핵 때문이 아니"라며 "유권자들의 정확한 판단을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자신이 적자임을 내세웠다.

"김우남 후보 입당은 소신 또는 탄핵 때문 아니"..."김용철 후보 인신공격한다"


그러나 김우남 후보는 "김용철 후보가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며 "개인신상과 관련된 부분은 확인을 거쳐 제기하라"고 받아쳤다.

'적자' 논쟁에는 부청하 후보와 김동완 후보도 끼어들었다.

부청하 후보는 "마치 열린우리당 정책을 갖고 있는 분이 2명처럼 보인다"며 둘을 동시에 겨냥한 뒤 "어려운 시기에 노무현 대통령을 위해 열심히 일했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을 것이라고 했는데 왜 탈당해서 나왔냐"며 김용철 후보로 하여금 김우남 후보에 대한 공격을 유도했다.

이에 김용철 후보가 "탈당은 경선참여 배제를 납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보니까 도지부장이 어느정도 (경선에)관여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화답했다.

부청하 후보가 다시 "열린우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는데 김우남 후보가 당선될 것 같으냐"고 묻자 김용철 후보는 "점쟁이가 아니라서 모르지만 누가 깨끗하고, 열린우리당 정강정책에 맞는 사람인지 도민에게 알려지면 내가 당선될 것"이라고 거듭 적자임을 강조했다.

부청하.김동완 후보 가세 우회적 공격 시도...김우남 후보 재 반격

김동완 후보도 김용철 후보에게 "도의원직을 유지한채 경선에 참여한 후보가 클린 정당의 바람직한 후보라고 생각하느냐"며 은근히 김우남 후보를 압박했다.


이에대해 김용철 후보는 "인신공격이 될수 있지만 김우남 후보는 국회의원이 되면 도의원을 사퇴하고 안되면 계속 하겠다는, 어찌보면 흥정적 요소가 많다"면서 "정치인으로서 그런 사고와 행동은 유권자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간의 논쟁은 마지막까지 불을 뿜었다.

집중공격을 받은 김우남 후보의 포문은 이제 김동완 후보에게로 향했다.

김우남 후보는 지역항공사 설립에 대해 김동완 후보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대답하자 "정기 항공노선에 취항 못하는 노선을 보완하는 쪽으로 가면 얼마든지 해볼만 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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