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품출하·오렌지 수입 평균경락가 20~30% 하락
(주)일해 비상품 1kg당 500원에 수매의사 밝혀

▲ 제주도가 9일 한라봉 가격안정을 위한 대책회의를 가졌다.
제주 최고의 '명품'으로 각광을 받어 한라봉이 생산량 증가와 비상품 출하로 가격이 폭락하면서 급기야는 '가공용 수매'란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지금의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히 마련될지 않을 경우 한라봉의 위상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일 제주도에 따르면 전국 도매시장에서 경락되는 한라봉 가격은 본격출하되는 3월들어 3kg기준 9930원까지 추락했다. 2월부터 정상출하되는 한라봉은 일부 농가에서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조기 출하해 지난해 12월 1만8163원, 올 1월 1만6238원, 2월 1만2168원까지 떨어진데 이어 3월들어서는 9930원까지 급락했다.

이는 2004년 1만2617원에 비해 21.3%, 2003년산 1만4341원에 비해서는 30.7%가 떨어진 것이다.

한라봉 가격이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한라봉 생산량이 매년마다 증가하고 있는데다 출하시점이 수입오렌지와 딸기 등 신선과일과 겹치고 있이 때문이다. 또 일부 농가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비상품을 출하하면서 3kg 한 상자당 최고 2만4000원에서 최저 4000원까지 가격 양극화가 극심한 실정이다.

여기에다 일부에서는 한라봉 소과를 10kg 상당에 포장, 공영도매시장에 출하하면서 전반적인 가격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수입오렌지는 지난해 1월 9778톤에서 올 1월에는 1만1261톤이 수입됐다.

이처럼 한라봉 가격이 떨어지자 급기야 한라봉을 가공용으로 수매하겠다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9일 오전11시 제주도청에서 열린 '한라봉 유통단속 및 가격안정대책 회의'에서 (주)일해 가공공장측에서는 비상품 한라봉을 1kg당 500원에 수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참석자들을 당혹케 했다.

일해측은 비상품 한라봉을 이용해 감귤잼과 쥬스 등 특화된 상품을 만들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에서 한라봉이 생산된 이후 가격안정을 위해 대책회의가 열린 것 자체가 처음일뿐더러 더구나 제주의 최고 명품인 한라봉을 가공용으로 수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생산자단체들의 충격은 컸다.

회의에 참석한 한라봉연구회장은 "생산농가들의 의견을 들어 본 부 재협상 하자"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당혹한 표정이 역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200g 가량의 소과 한라봉을 10kg 상자에 출하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단독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이날부터 한라봉 출하가 마무리되는 6월말까지 도와 시군 합동으로 단속반을 편성, 비상품 한라봉 출하를 단속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감귤유통조례에 따라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또 당소 12브릭스 이하, 산함량 1.1% 이상 출하도 단속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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