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목관아 가을음악회] 추위 잊은 관객들에 아름다운 화음 선사 

칼날같은 추위 마저 잊게한 아름다운 음의 향연이 제주목관아에 울려 펼쳐졌다.

13일 오후 6시 제주시 목관아에서 ‘가을의 끝자락 제주목관아 가을음악회’가 열렸다.

어김없이 찾아온 '수능한파'로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객석에 앉은 사람들은 아름다운 화음과 선율에 취해 추위도 온데간데 없다. 

시작은 탐라청소년가요제, 백난아가요제, 한라가요제 등 도내 각종 가요제를 휩쓴 이승아(보컬), 이은경(피아노)이 열었다.

IMG_6128.JPG
▲ 이종혁 밴드가 아름다운 음의 선율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목소리라 했듯이 이승아·이은경의 협연으로 울려퍼진 선율은 목관아 회랑 기와지붕 처마를 따라 원도심의 늦가을 밤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뒤이어 색소폰, 어쿠스틱기타, 콘트라베이스로 이뤄진 이종혁 밴드가 무대에 올랐다. Neo Jazz(1990년대 새롭게 정립된 일레트로닉이 가미된 재즈) Band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와타나베 미키오(일본인 브라질리언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도 큰 호응을 얻었다. 

전병규 가향 국악단 대표의 소금 연주와 양호진 밴드 일렉기타-호주 민속악기 디저리두-대금 연주, 자작나무숲 피오나 듀오, 클라리넷, 피아노, 테너 무대가 이어졌다.

노래와 악기 소리가 목관아지에 울려퍼질 때마다 관객들은 눈을 감고 선율을 음미했다. 추운 날씨에도 입가에는 미소를 띠었다.

IMG_6069.JPG
▲ 'Fly to the moon'을 부르고 있는 이승아.

공연장 한편에서는 '캘리그라피 오월'이 붓으로 제주의 가을을 담은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캘리크라피는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있는 글자체를 의미한다.

가을 밤을 아름답게 수놓은 목관아 가을음악회는 제주도가 주최하고, 제주도의회 제주문화관광포럼,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이 주관했다. 

IMG_6104.JPG
▲ 제주도의회 이선화 의원(의회운영위원장)이 제주목관아 가을음악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음악회에 참석한 이선화 제주도의원은 축사에서 “제주목관아가 이렇게 복원이 잘됐고, 제주의 역사와 전통이 녹아있는 건물 속에서 이런 행사가 열렸다는 사실에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회 의원들과 함께 많은 문화 공연과 행사로 제주를 수놓겠다.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화음이 가득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깊은 가을 끝자락, 아니 날씨를 생각하면 마지막 가을의 밤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 공간들이 복원되고 있지만, 활용 측면은 너무나 아쉽다. 마치 귀물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면 안되고, 활용돼야 한다. 어떤 무대를 만들어도 아름다운 목관아지에서 처음 무대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기쁘다”고 밝혔다.

IMG_6093.JPG
▲ 연인 관객이 가을음악회를 핸드폰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있다.

IMG_6065.JPG
▲ 캘리그라피 오월.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