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의 빛과 그림자] ① 매출액 2000억 돌파...中자본, 신규.기존사업 '군침'

카지노로 제주가 시끄럽다. 적자에 허덕이던 제주도내 8개 카지노 업체가 흑자로 돌아섰다. 그 중심에는 세계 카지노의 큰 손인 요우커(중국인관광객)들이 있다. 그 틈에 중국 자본까지 카지노 업계를 넘보고 있다. 고객을 잡기위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그 과정에서 탈법과 불법, 탈세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 대상에 카지노를 포함시켰고 제주도는 제도정비를 위해 카지노 산업을 관리, 감독하는 카지노 감독기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엄연한 도박이자, 황금알을 낳는다는 카지노 산업의 빛과 그림자를 세 차례에 걸쳐 다룬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 빗장 풀린 제주 카지노, 중국의 공습
2. 탈세, 불.탈법...카지노 부끄러운 민낯
3. 카지노 건전화? 또다른 제주도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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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1일 제주도내 한 호텔 카지노에서 중국인 4명이 단 2시간 만에 바카라 게임으로 11억원을 쓸어 모았다. 딜러는 당황했고 카지노측은 이른바 ‘밑장빼기’ 사기도박을 의심했다.

게임이 끝난 중국인들은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카지노측은 못주겠다며 버텼다. 상황은 심각해졌고 중국인들은 해당 카지노 직원 2명을 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카지노측이 이에 맞서 중국인들을 사기도박 혐의로 맞고소했지만 경찰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결과적으로 카지노가 중국인 관광객을 범인으로 몰아세운 꼴이 됐다.

3월에는 한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여행사 대표에게 1억2000만원을 빌려 제주에서 카지노를 하다 돈을 모두 잃었다. 이 남성은 본국으로 도망치다 제주공항에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내 카지노에서 8000만원을 잃은 40대 중국인이 제주시 연동의 한 초등학교 앞 7층 높이 아파트 옥상에 올라 “잃은 돈을 돌려 달라”며 자살소동을 벌인 적도 있다.

모두 다 중국인 카지노 관광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2010년 중국인 개별 관광객에 대한 제주지역 무사증 입국이 전면 허용된 이후 도내 카지노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만해도 적자를 면치 못하던 도내 카지노였지만 최근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제주와 서울, 부산 등 16곳이다. 이중 절반인 8곳이 제주에 있다. 강원랜드는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오픈카지노다.

제주는 영업장이 많지만 규모가 작아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2009년 도내 카지노 8곳의 총매출은 890억원으로 서울 워커힐카지노(2643억원) 1곳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카지노가 영세해 새로운 사업자 진출이 상대적으로 쉬워 지분 다툼 경영권 분쟁도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조폭 투입으로 경찰 수십여 명이 출동하면서 카지노가 일시 폐쇄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고 투자자본까지 대거 유입되면서 도내 카지노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 이용객이던 일본인 손님 대신 요우커들이 객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실제 2009년 12만1582명이던 도내 외국인 카지노 이용객이 2013년에는 34만7776명으로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매출액도 891억원에서 2169억원으로 4년 사이 갑절이상 늘었다.

지난해 제주 카지노 입장객 34만여명 중 중국인은 28만9522명으로 전체 입장객의 83%를 차지했다. 서귀포시내 한 호텔 카지노의 경우 입장객 4만7765명 중 95.3%가 중국인이었다.

입장객 증가로 2008년 56억54000만원에 그쳤던 관광진흥개발기금도 지난해에는 173억7300만원으로 5년사이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만큼 제주도의 기금 수입도 늘었다.

관광광진흥법 제30조(기금납부)에서 카지노 사업자는 총매출의 ‘100분의 10’ 범위에서 일정비율의 금액을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는 해마다 도내 카지노 매출액의 10%를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걷어 관광시설 개보수 사업과 운영자금 지원, 저소득층 여행 지원 등에 사용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카지노 운영권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제주는 파라다이스 그룹이 운영하는 그랜드호텔 카지노를 제외하면 대부분 영세해 경영권 방어 등이 쉽지 않다.
 
올해 4월에는 중화권 부동산개발업체인 ‘란딩그룹’이 하얏트호텔제주와 카지노를 통째로 매입했다는 소식이 홍콩 현지에서 터져 나오기도 했다.
 
란딩은 제주신화역사공원 내 대규모 복합리조트 사업인 ‘리조트 월드 제주’를 추진 중인 기업이다. 이 업체는 조만간 호텔 카지노를 리모델링해 재개장 할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리조트 월드 제주에도 카지노 설치를 공식화했다.

이밖에 제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국 자본들은 어김없이 카지노를 앞세우고 있다.  

카지노 붐은 제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일고 있는 현상이다. 그 중에서도 큰 손은 중국이다. 문화적 특성상 도박을 좋아하는 그들이 제주를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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