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수산초 장승련 교장, 신간 시집으로 아동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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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련 수산초등학교장. ⓒ제주의소리
아이들을 위한 동시를 쓰는 시인이자 교직자로 평생을 살아온 여인이 모처럼 상복(?)이 터졌다. 제주의 자연을 섬세하게 담은 10년 만의 신간으로 잇달아 상을 거머쥐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초등학교 장승련(불명 연화행) 교장은 지난 8월 5일 발행한 동시집 <바람의 맛>(출판사 청개구리)으로 최근 제31회 한국불교아동문학상과 제24회 한국아동문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은 한국불교아동문학회가 시상하는 상이며, 한국아동문학상은 한국아동문학인협회가 수여한다.

한국불교아동문학회는 장 교장의 작품에 대해 "동심을 잘 소화했고 제주도의 풍물을 작품에 녹여 담았으며 작품이 건강한 것이 두드러진 개성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또 “장승련 시인은 오랜 기간 교직에서 몸담아 왔다. 문단 연륜이 오래다. 무엇보다 한라산이 기른 신심이 돈독한 탐라의 교장선생님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이 본회의 기쁨”이라며 “앞으로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하면서 수상을 축하한다”고 전했다.

장 교장은 1988년 등단해 1993년 ‘민들레 피는 길은’이란 제목으로 첫 번째 작품을 냈으며 2004년 ‘우산 속 둘이서’에 이어 올해 바람의 맛을 펴냈다.

현재 제주아동문학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2년부터 수산초에서 교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장 교장은 15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이를 먹어 아버지나 어머니의 역할을 맡아 생활전선에 뛰어들면서, 어릴 적 가지고 있던 동심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을 위한 동심을 노래하고 싶어서 동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장 교장의 따뜻한 시선과 글쓰기 사랑은 통폐합 위기를 겪고 있는 수산초에도 큰 도움이 됐다.

소규모학교 통폐합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일던 2012년, 수산초 교장으로 부임한 그녀는 학교를 살리는데 자신의 재능을 일조하겠다는 마음에 목요일 아침마다 직접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시, 독후감, 일기쓰기 등 자신이 그동안 익혀왔던 노하우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가르쳤다.

장 교장은 “글쓰기 교육을 꾸준히 배운 아이들은 생각하는 능력이나 관찰력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마음도 침착해진 것 같다”며 “부득이하게 교육을 쉬게 되면 아이들이 먼저 재촉할 만큼 호응도 좋다”고 귀띔했다.

이제는 수산초 학생 수가 늘면서 일주일에 2시간으로 교육시간을 늘리면서 가르치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다.

장 교장은 문학인으로서 앞으로 꾸준히 글을 쓰겠다는 다짐 속에 “제주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는 글을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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