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멘토들의 특별한 책 전시에 다녀와서

 지난 11월 22일 제주시 전농로에 있는 제주문화포럼에서 열린 ‘내 책장의 이 책’이라는 전시회가 열렸다. 와랑 기자가 되니 토요일마다 바쁘다. 다음 주부터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하는 와랑 모임에 참여하지 못할 것 같아서 시험기간 전에 미리미리 다녀왔다. 함께 간 청소년 인문학 기자단 와랑 친구들과 누가 기사를 쓸 차례인지 따져보며 순서를 정했다.

 나는 책 전시회를 소개하는 글을 맡았다. 어쩌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림 전시회는 정말 멋졌는데 그 느낌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잘 못 쓸 것 같았다. 그렇다고 책 전시회 글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책임감 때문에 더 자세히 살펴보았다.

 기자단 교육을 받을 때 지하 전시실에서 수업을 받았지만 그곳이 이렇게 아름답게 변할지 잘 몰랐다. 그리고 헌 책들이 있다고 생각한 곳이 무대로 변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제주문화포럼에서 <멘토들의 특별한 책 전시 내 책장의 이 책>이라는 전시는 제주각계의 멘토들이 마음속에 간직한 책을 소개하고 그 작가들이 건네준 책 200여권을 전시하는 책 전시회였다. 나는 책은 눈에 안 가고 책 뒤에 사람들의 서재를 찍은 사진부터 살펴보았다. 책을 정리하는 모습들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다 책을 사랑하는 마음들은 느낄 수 있었다.

제주문화포럼-책전시.png

 내가 읽었던 책들은 많지 않았다.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이 더 많았다. 특히 내가 관심 있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분의 책들을 더 훑어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책을 살펴보면서 책과 그 책을 소개한 사람의 직업을 비교하면서 살펴보았다.

 대금연주가 시작되고 책을 건네준 멘토들이 나와 자신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낭송도 해 주었다. 키가 큰 김수열 시인이 읽어준 ‘고등어’라는 시가 재미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국어 선생님이고 신엄중학교 학생들과 시를 써서 책으로 냈다고 한다. 좋은 시만 뽑은 게 아니라 학교의 모든 학생의 글을 실었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도 글 쓰는 게 힘들고 특히 시 같은 것은 더욱 힘든데 잘 쓰고 안 쓰고를 따지지 않으면 마음이 조금 편할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나에게 만약 소중한 책 10권을 소개하라고 하면 어떤 책을 소개했을까 생각해 보았다. 지금까지 읽은 몇 권의 책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앞으로 더 좋은 책들을 읽어 나이가 들면 아주 멋진 10권의 책을 소개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학교 후배가 참석하지 못한 분의 글을 읽었는데 고개를 숙이고 너무 빨리 읽어 보는 내가 마음을 졸였다. 그래도 행사에 참여한 와랑 기자단을 대표해서 가위바위보도 하지 않고 읽어주어 고맙다. 하지만 후배들은 책 전시회가 너무 지루해 보였다. 중학교 2학년인 연주와 나는 별로 지루하지 않았는데 1학년 후배들은 지루했나 보다. 어쩌면 책 전시회가 학생들이 흥미 있어 하는 사람들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청소년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 전시회가 이렇게 열리면 지루해 하는 친구들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책 전시회를 다녀오고 나도 어른이 되면 사람들에게 멘토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 스스로 10위를 정하는, 내 마음 속 책 10권을 정하며 앞으로 독서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