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종 관장, 사회적자본 토론회서 “문화협치 자체 차단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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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종 조랑말박물관 관장. ⓒ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가 원희룡 도정의 협치에 대해 과도하게 날을 세우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문화의식이 부재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같은 의견은 16일 오후 제주대 평생교육원에서 제주도와 제주대 사회과학연구소 주최로 열린 ‘지역공동체와 사회적 자본 육성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나왔다. 문화연대 사무총장을 역임한 지금종 조랑말박물관 관장이 이 날 토론에서 “최근 도의회가 너무 권력화됐다”고 비판한 것.

최근 도의회는 제주도가 문화예술 예산을 과도하게 늘리고, 문화협치 준비위원회를 관련 조례가 통과되지 않았는데도 운영했다며 제동을 걸었다.

지 관장은 이 날 집중논의된 마을만들기의 필요조건으로 자발성과 ‘문화성’을 꼽으며 “문화는 공동체를 아교처럼 만들어주는 기능적 역할을 한다. 삶의 질 자체를 높여주고 관계를 말랑말랑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지 관장의 쓴소리가 시작된 건 원희룡 도정의 문화협치 준비위원회에 대해 언급하면서부터.

지 관장은 “최근 문화협치가 굉장히 공격을 많이 당하고 있다”면서 “도의회는 문화협치 준비위원회가 법적근거 없이 심의해 문제라고 하면서 그 예산을 삭감했고, 그 예산 대부분을 지역구 예산으로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사태를 보면서 도의회가 너무 권력화됐고, 자기 본분을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비판했다.

또 “행정이 협력을 안하니까 원 도정을 공격하고 있다고 하는데, 협치의 대상은 민간”이라며 “행정과 의회가 협치를 하면 담합”이라고 주장했다.

지 관장은 “이 부분은 명확하게 시민사회가 문제제기를 해야한다고 본다”며 “협치위 구성 절차를 어떻게 했는지, 위원들이 자격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은 얼마든지 좋지만, 시민들과 회의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얻는 것 자체를 문제삼으면 굉장히 치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도의회에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언급되며 원도심 도시재생 관련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낙후 지역에 고급 주거, 상업 지역이 새로 형성되면서 원래 거주민들이 동네를 떠나버려 지역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도의회가 젠트리피케이션을 언급하며 원도심 관련 논의를 아예 차단했다는 주장이다.

지 관장은 “원도심 활성화 논의 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게 말이 되냐”면서 “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고,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하고, 이를 위해 주민참여를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얘기하려는 것인데 이 예산을 삭감한 것은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원도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논의를 충분히 해야 한다”며 “시민들과 소통해나가는 과정을 많이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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